김극년 대구은행장이 유임될 수 있을 것인가?국내 22개 국책.시중.지방은행 가운데 올해 2월 임기가 만료되는 은행장이 김 행장과 위성복 조흥은행장 2명뿐이어서 대구은행장 인사에 지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여러가지 상황을 종합해 볼 때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유임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유는 우선 경영성과가 뛰어나다는 점. 2000년 2월 전임 서덕규 행장의 중도 퇴진으로 임기를 시작한 그는 2년만에 수신(10조2천130억원→12조7천667억원, 25.0% 증가), 여신(5조6천147억원→6조6천102억원, 17.7% 증가), 고정이하여신비율(11.92%→3.73%, 68.7% 감소) 등 경영 전부문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골치를 썩이던 주가도 취임 당일 2천335원에서 현재는 크게 뛰어 액면가(5천원)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은행의 존립이 위태로울 당시 지역밀착 프로그램인 'K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면서 은행 경영을 정상궤도에 올려 놓았다. 공적자금을 전혀 받지 않고 이룬 성과여서 정부관계자들도 긍정적 평가를 할 정도.
대구은행은 은행장들이 전임자의 잔여임기를 마친 후 재선임 되면 1, 2년 후 물러나는 것이 관행이었던 점도 재선임의 유력한 근거로 작용한다. 4대 권태학 행장이 중임되면서 임기(3년)를 모두 마치지 않고 물러난 이후 전통이 됐다. 8대 은행장인 김 행장도 서덕규 전임행장의 잔여임기 2년을 마친 상태기 때문에 은행가에선 새로 자신의 임기를 맡지 않겠느냐고 보는 관측이 유력하다.
6대 홍희흠 행장을 제외하고는 타행 또는 다른 금융기관 출신이 없다는 점도 대구은행장 선임의 특징이다. 홍 전 행장의 경우 당시 인사파동 때문에 생긴 고육지책 차원의 영입이었다.
김 행장은 지역 기관장들 사이에서도 원만한 성품과 리더십으로 인해 인정을 받고 있어 바뀔 것으로 보는 사람은 별로 없는 편이다. 다만 형식상 행장 선임에 대해 금감원의 승인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현행 은행 구조상 정부의 눈치를 안볼 수 없는 점이 최대 변수로 볼 수 있다.
한편 대구은행장 선임은 정기주총(3월초 예상) 3주일전에 구성되는 '은행장추천위원회(약칭 행추위)'에서 후보를 추천, 금융감독원에 통보하고 결격 사유가 없으면 주총에서 이사로 선임한 후 이어지는 이사회에서 대표이사(행장)로 선임하는 절차를 밟는다. '행추위'는 은행 비상임이사로 구성되는데 현재 비상임이사는 6명이다.
최정암기자 jeongam@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