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친구'에서 개구장이 10대 소년들이 바닷가에서 수영을 하다가 "형님아, 조오련과 물개가 수영시합을 하면 누가 이길까?" 하고 장난스러운 질문을 하는 장면이 있다.
요즘 10대 청소년들은 오프라인 바다뿐만 아니라 정보의 바다라는 인터넷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디지털모자이크로 된 사이버공간은 아날로그로 존재하는 현실공간과는 다르다.
원래 디지털(digital)이란 '숫자'라는 의미도 있지만 di-는 다이어트(diet:하루 두끼먹기) 즉, 살빼기라는 의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숫자 2를 나타낸다. 다시말하면 0과1 또는 전기적 신호로는 on과 off를 나타낸다. 반면에 아날로그(Analog)는 Ana(하나)와 logos(이성)라는 의미로 이성의 적극적인 참여가 포함되어 있다.
사이버 공간에서의 정보는 공유와 나눔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일례로, 사이버공간에서 한 개의 붕어빵은 순식간에 무한복제되어 원하는 사람에게 다 나누어 줄 수 있다. 즉, 배타적 소유를 허용하지 않는다. 또 사이버공간은 누구에게나 어디에서나 개방되어 있어 개방공간이다.
자기 아이디(ID)와 캐릭터 이미지인 아바타(avatar)만 가지면 누구와도 대화가 가능한 평등한 공간이기도 하다.
사이버공간은 시간과 공간의 개념도 바꾸어 놓았다. 자기존재는 컴퓨터가 켜진 곳이라면 같은 시간에서도 여러 공간에서 여러명의 자신이 동시에 나타나기 때문에 신기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정보와 지식의 바다인 사이버공간은 늘 유익한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수많은 암초(팜업광고물), 높은 파도(유해광고물), 해적선(음란사이트) 등이 늘 도사린다.
원래 사이버(Cyber)란 규제, 통제라는 의미가 있다. 인간은 자유로운 사상과 창의력 그리고 올바른 이성적 판단을 가지고 있는데, 사이버 공간이 이것을 통제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이버공간은 자아보다 본능, 이성보다 감성 문자보다 이미지가 더 지배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따라서 바닷가에서 수영을 할 때 반드시 수영복을 입듯이 정보의 바다에 들어갈 때도 '이성적 주체'라는 옷을 입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특히 10대 청소년들은 감각적이고 말초적인 본능의 디지털 파도속에 깊이 빠져 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동성(대구과학대 멀티미디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