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차기종정 누가될까

입력 2002-01-18 14:13:00

우리 불교계의 정신적인 지주이자 종단의 최고 어른인 다음 종정은 누가 될까. 조계종 10대 종정 혜암 스님이 열반한지 보름을 넘기면서 차기 종정에 대한 논의가 불교계 안팎에서 조심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조계종 종헌에 의하면 원로회의 의원 스님 19명과 총무원장.종회의장.호계원장등 22명으로 구성된 종정추대회의에서 거중조정을 통해 추대하도록 돼 있다. 종정 스님의 자격도 '승랍 45년 이상의 비구로 연령 65세 이상의 법계 대종사'로 한정하고 있다.

여기에다 '선방 출신으로 산중에 오래 머문 선승(禪僧)으로 한다'는 불문율이 내려오고 있어 대상자가 몇몇 고승대덕으로 좁혀질 수 밖에 없다. 현재 이같은 자격을 갖춘 이는 총림의 방장과 각 사찰의 조실 스님들로 지역 불교계의 경우 우선 조계종 전계대화상 범룡(88), 직지사 조실 관응(93), 파계사 조실 고송(96) 해인총림(해인사) 방장 법전(77) 스님 등을 들 수 있다.

전국적으로는 서울 화계사 조실 숭산, 곡성 성륜사 조실 청화, 덕숭총림(수덕사) 방장 원담, 황대선원 조실 성수 등 원로회의 의원과 고불총림(백양사) 방장 서옹, 조계총림(백양사) 방장 보성, 칠보사 조실 석주, 인천 용화사 송담 스님 등도 유력한 후보들이다.

이들 중 동화사 비로암에 주석하고 있는 범룡 스님은 원만한 성격과 오랜 산중 수행으로, 직지사 관응 스님은 무문관 수행의 대강백으로, 파계사 고송 스님도 일관된 수행으로 종단의 존경을 받고 있다.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인 법전 스님은 봉암사 결사에 참석해 종풍을 확립했고 성철.혜암 스님의 법맥을 이어 일단 유리한 고지에 있다는 평이다. 서옹.청화.송담 스님은 선방 수좌들이 법을 물을 수 있는 몇 안되는 선승으로, 숭산 스님은 경허.만공 스님의 선맥을 이었으며 해외에서의 높은 추앙으로 종정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조계종의 한 관계자는 "차기 종정 추대 논의는 관례상 혜암 스님의 49재가 끝나는 2월 17일 이후에 시작될 것"이라며 "현 집행부 출범뒤 종단이 평온을 유지하고 있어 종정 추대도 원만하게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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