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 발표전 '소신 재수(再修)' 바람

입력 2002-01-17 12:28:00

지원 대학의 합격자 발표가 나기도 전에 재수를 결심하고 학원에 등록하는 '소신 재수' 바람이 대입 수험생들 사이에 불고 있다.

다음달 15일 개강을 앞두고 지난 14일 원서 접수를 시작한 대구 한 학원 종합반엔 3일만에 500명 이상이 등록하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이 학원 관계자는 "합격자 발표가 거의 마무리되는 1월 말쯤부터 등록이 몰리기 시작해 1차 추가 합격자 발표 후 피크를 이루던 예년보다 등록이 10여일 빨라진 특이한 양상"이라며, "등록자는 310~340점대 수험생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수능 340점 이상 고득점 수험생을 대상으로 무시험 선착순으로 등록생을 뽑는 서울의 한 유명 재수 학원에서도 이번 주 등록이 시작되자마자 수험생이 대거 몰리고 있으며 전화 문의, 인터넷 상담 등도 줄을 잇고 있다고 이 학원 관계자가 전했다.

또 대성.종로 등 유명 학원 홈페이지와 입시 전문 인터넷 사이트 등에는 이번주 들어 수험생들끼리 각 재수 학원의 모집요강과 장단점을 비교하는 글들이 매일 수백건씩 오르고 있다.

이같은 재수 조기 과열에 대해 입시 전문가들은 올해 입시에서 수능시험 난이도 상승으로 제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수험생이 많았던데다 총점 석차 미공개로 하향지원한 수험생 중 입학을 포기하는 경우도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윤일현 대구 일신학원 진학지도실장은 "올해 서울대와 연.고대 등 상위권 대학 입시에서 재수생 강세가 두드러진 것도 재수 조기 결정의 큰 요인"이라면서 "이번에도 상위권 수험생 사이에 재수 열풍이 강해 몇몇 유명 학원 경우 다음달 초에 등록이 마감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대학 졸업생 취업난 및 몇년씩 '취업 재수'를 해야 하는 현실에 자극받아, 그보다는 미리 몇해 재수 하더라도 진로가 유망한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도 가세한 것으로 분석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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