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경선주자 인터뷰-노무현 고문

입력 2002-01-16 15:23:00

올 12월19일 치러지는 제16대 대통령 선거가 11개월 앞으로 다가왔다.특히 민주당은 국민예비경선제를 골자로 한 정치실험을 선택, 예비주자들의 경선 열기를 더욱 뜨겁게 하고 있다. 4월20일 치러지는 당내 경선전에 나선 민주당 주자들의 출마의 변을 들어 본다. 인터뷰 순서는 후보들의 일정에 따라 정했다.

편집자

민주당 노무현 상임고문은 '원칙'을 금과옥조로 생각하는 정치인이다. 원칙이 좌절을 안기기도 하지만 "원칙없는 개혁은 어불성설"이라고 단언한다. 노 고문은 16일 "특권을 가진 사람들이 반칙으로 돈과 권력을 얻고 출세를 해왔다"며 "법대로 성실하게 살아온 서민이 잘 살도록 하는 서민정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구.경북에서도 여야가 함께 경쟁해야 지역사회가 발전할 수 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캐치프레이즈는 무엇인가.

▲원칙과 신뢰다. 우리사회의 승패는 원칙과 신뢰를 세우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있다.원칙을 세우기 위한 개혁이 중요하며 분열을 극복하기 위한 국민통합이 전제돼야 한다.

-다른 주자와의 차별성은.

▲반독재 민주화 운동을 했고 억압받고 고통받는 서민들을 위해 고난을 겪기도 했다.정치를 지역구도로 바꾼 3당통합에 가담하지 않았고 소신을 지켜왔다. 많은 정치인들이 당선을 위해 지역감정을 부추길 때 낙선을 감수하며 동서통합을 위해 노력해왔다.

-서민정치란 무엇인가

▲규범을 지키는 대신 반칙으로 돈과 권력을 얻고 출세를 해온 계층이 있다. 서민정치란 성실하게 일한 사람에게 성공의 기회가 보장되도록 하는 것이다.

-후보로 확정된다 해도 지방선거에서 영남이 한 석도 얻지 못하면 재평가를 받겠다고 했다.

▲현재 당 지지도를 보면 영남의 지지가 전국평균보다 낮다. 후보가 되면 전국평균 수준으로 올릴 수 있다.그런 자신감에서 표현한 것이다.

-진보만 내세우고 보수는 무시한다는 견해가 있다.

▲사실과 다르다. 법이 지켜지고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지향하고자 한다. 진보든 보수든 모두가상식이 통하는 개혁에 찬성하지 않나. 합리적 사회로 가자는 것이다.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를 '특권귀족-냉전수구세력'이라고 몰아붙이고 있는데.

▲이 총재는 능력있는 분이지만 양지만 걸어왔다. 서민의 어려움을 모른다. 정치를 하기에는자기중심적이며 권위적이라는 평가가 있다.

-대구.경북에 대한 득표전략은.

▲TK지역에도 여야가 함께 경쟁해야 발전할 수 있다고 호소하겠다. TK에서 민주당이 뿌리내리지못한 것은 민주당이 호남당으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후보가 되면 민주당은 더이상 '호남.충청당'이 아니다.

-자금은 있나.

▲취약하다. 그러나 적게 쓰고 당선되면 된다. 국민참여 경선제는 돈을 적게 쓰고도 당선되도록 한 좋은 제도다.

-민주당과 자민련의 합당을 생각해 본적이 있나.

▲정치는 대의명분이 중요하다. 김종필 자민련 총재는 자신이 내건 정치적 명분보다는 이해관계에 따라 왔다갔다 했다.이런 일이 계속되면 국민들이 정치를 믿지 않게 되며 국민도, 정치도 다 망한다.

-정계개편이 필요하나.

▲지역구도로는 우리 정치가 한발짝도 나갈 수 없다. 지역구도를 해체하고 정책구도로 정치판을 다시 짜야 한다. 후보가 되면 바로 올바른 정계개편을 주도할 것이다.

-정치입문 후 성적이 어떤가.

▲6번 나서서 4번 낙선했다. 3당 합당에 반대, 가시밭길을 걸었으며 95년 부산시장 선거에서도 민주당 간판으로고배를 마셨다. 15대는 국민회의가 분당을 했기 때문에 서울 종로에 출마, 낙선(98년 7월 보궐선거에서 당선)했고 16대는 동서화합을 위해 종로를 버리고 부산을 택했다.

-지역구 선거에서 낙선한 마당에 대선경쟁은 무리가 아닌가.

▲미국의 링컨 대통령도 11년간 4번이나 연달아 떨어졌으나 미국의 최고 대통령이 되지 않았나. 나 역시 4번 낙선했으나 국회의원, 장관도 하고 최고위원 경선(93년)에 당선, 링컨에 비하면 경력이 나은 편이다. 도지사 한번 더하고덜하고는 중요하지 않다.

-당권.대권 분리니 제왕적 대통령제 폐지 등은 야당을 겨냥한 전략이 아닌가.

▲정치적 경쟁은 누가 좋은 제도를 먼저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다. 대통령이 국회의원을 졸병부리듯 해서는 결코 안된다.

-영남의 반DJ정서는 여전하다. 김 대통령을 밟고 가야하지 않겠나.

▲김대중 정권의 계승할 정책과 고쳐나갈 정책을 분명하게 밝혀나가되 정서적 차별화는 반대한다.

-박근혜 한나라당 부총재의 출마를 어떻게 보나.

▲그는 뿌리로 봐도 한나라당에 걸맞은 사람이다. 한나라당 후보로 나서니 그럴듯한 얘기다. 경선결과와 상관없이출마해서 나쁠 것도 없다.

-경선과 본선 중 어느쪽에 더 자신이 있나.

▲본선 경쟁력은 충분하다.

-대구.경북 유권자에게 할 말이 있나.

▲분열은 결국 나라를 망친다. 정치인들이 지역감정을 부추긴 것에 책임져야 하나 유권자도 분열을 부추긴 정치인들이 성공하지 못하도록 선택해야 한다.

대담=서영관 정치2부장 seo123@imaeil.com

정리=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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