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약국 전문의약품 공급차질 우려

입력 2002-01-15 12:23:00

의약분업이후 처방이 늘고 있는 이른바 오리지널 약품 공급을 둘러싸고 영남지역 도매업체들과 다국적 유통회사가 정면 충돌, 동네약국의 전문의약품 공급 차질사태로 번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남지역 10개 약품도매업체들은 최근 모임을 갖고 '오리지널' 전문의약품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는 쥴릭파마코리아(쥴릭)의 계약 제약사들이 자신들과의 직거래 확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주장, 쥴릭과의 거래 중단을 선언했다.

국내 도매업체들이 스위스에 본사를 둔 다국적 의약품 유통회사 쥴릭이 지난해 4월 외국합작 제약회사들과 손잡고 국내에 자회사를 설립한 이후 국내 시장을 잠식하면서 '생존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 도매업체들은 의약분업 이전에는 오리지널 전문의약품을 공급하는 제약사들(한독약품, 베링거인겔하임, 한국노바티스, 바이엘코리아 등)과 직거래를 통해 약국과 병원에 납품했지만 쥴릭이 들어서면서 뒷전으로 밀려나 위기를 맞고 있다는 것이다.

의료계도 "쥴릭과 다국적 제약회사가 의약품 시장을 독점해 장차 독점의 폐해와 더불어 국내 제약 및 유통산업이 그들에게 종속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의료계까지 반발하자 한독약품 등 쥴릭 계약 제약사들은 지난해 9월 한국의약품도매협회와 일정요건을 갖춘 도매상과 직거래를 확대하기로 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는 데다, 쥴릭 또한 적정 유통마진을 보장하지 않아 반발하고 있다.

(주)경동사 이교삼 대표는 "당장 쥴릭과의 거래를 중단하면 전체 65%의 동네약국들이 오리지널 의약품을 확보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기 때문에 당장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유보하고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실력행사로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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