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새해를 맞은 대구의 가장 큰 고민은 뭘까. 지역문화의 과제와 전망을 얘기하면서 대구의 고민을 들먹이는 게 동떨어진 얘기같지만 '대구'라는 브랜드 네임이 세계속에 어느 정도 인지돼 있는가 하는 현실은 바로 지역문화의 과제와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부산은 국제영화제, 광주는 미술비엔날레, 이천은 도자기축제, 안동은 세계유교문화축제….
지방자치제 시대를 맞아서 국내 여러 도시들은 자기 도시의 브랜드 네임을 높이기 위해서 각종 문화축제, 역사보존과 개발프로젝트, 첨단시설인프라, 엔터테인먼트 등을 통해서 도시의 브랜드 네임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럼 대구의 브랜드 네임은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 임오년을 맞은 지역의 문단과 문인들은 세계문학제를 추진하고 있다. 과연 노벨상 한번 타지 못한 대한민국 그것도 내륙분지도시인 대구에서 세계문학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을까. 대구에서 쏘아올릴 세계문학제에 대한 지역문단의 기대와 우려는 절반씩.
문학의 도시이면서 그럴듯한 국제행사 하나 없는 대구에 세계문학제를 여는 것은 대구의 정신적.물질적인 미래비전 제시를 위해서도 당연하다는 주장과 그같은 거창한 계획이 과연 실현 가능한 것일까란 회의적인 시선이 맞물려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대구세계문학제 발기위원회는 그 사전행사로 올 10월 '2002년 한국문학인대회'를 열기로 하고 문학제 개최의 당위성과 열기를 높여나간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먼저 대구 월드컵 경기장에서 전국백일장을 개최하고, 우리문학을 소개하는 외국어 책자를 발간해 국내외 문화관과 대학 도서관 및 각국 공관에 배포한다는 것.
또 대구시내 일원에서 피노키오.혹부리영감.도깨비.해리포터 등 문학작품 속 인물로 분장한 가장행렬을 벌이고, 시화의 숲.문학의 거리를 조성하는 것은 물론 동서양 고전과 명작시비를 세우고 벽화.조각 등을 공원과 건물 외벽에 전시해 문학제에 대한 시민들의 교감을 이끌어낸다는 것이다.
국내 정상급 성악가들을 초청한 가운데 문학가곡제를 열어 세계문학제에 대한 범국민적 관심을 고조시킨다는 전략도 세워두고 있다.
그러나 15일간 열릴 2003년 세계문학제 개최에 소요되는 30억~50억원의 예산 확보가 아직 미지수이며, 대구시에서 지원하는 예산 1억5천만원으로는 올해 행사의 성공적인 마무리도 어려운 실정이다.
대대적인 국제행사 개최를 눈앞에 두고 무엇보다 중요한 국고 지원과 후원자 확보 등 재원조달 문제의 해결없이는 문학제가 결국 헛구호에 그치고 말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또 내실있는 세계문학제를 위해서는 문단 일각의 "이런 행사가 문학의 본질과 무슨 관계가 있는가. 과연 개최의 가능성과 실효성은 있는 것이냐"란 내부의 부정적인 장벽부터 넘어야 과제이다.
"세계문학제에 앞서 국제문화 교류와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위해 열리는 2002년 한국문학인 대회는 국내외 작가와 학자들이 참여하는 국제문학포럼 형태를 띠게 될 것입니다".
김원중 대구세계문학제 발기위원회 위원장(66.시인.전 포항공대 교수)은 올해 개최하는 한국문학인대회는 우리 문학의 세계적 위상과 역할에 대해 발표.토론하고 세계문학제의 국제적 성공여부를 타진, 내년 세계문학제에 대한 비전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문단 일각의 회의적인 시선에 대해 다 예상한 일이라며 특히 대구에서는 보수적이고 부정적인 시각만 앞세워서는 어떤 일도 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그리고 재원확보 문제는 정치권에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만큼 올 추경예산에 반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문단은 2월중에 사단법인 대구세계문학제 준비위원회를 정식발족시키고 본격적인 행사 준비에 들어간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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