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대비 핵심체크-겨울방학 책읽기

입력 2002-01-11 14:16:00

몇 해 전 논리 관련 서적이 불티나게 팔린 때가 있었다. 어느 출판사는 유아에서 고3에 이르기까지 단계별 논리강좌 시리즈를 출판하여 논리 붐 조성을 주도했다. 당시 어린이날을 며칠 앞두고 필자는 시내 어느 서점에서책을 고르다가 어린이날에 논리 시리즈를 선물하려고 하는 몇몇 어머니와 즉석에서 토론을 한 적이 있다.

초등학교 2학년 어머니들이었다. 논리 시리즈를 읽혀서는 안 된다고 충고했다. 동화나 동시, 전기물과 같은 작품을 먼저 읽혀야 한다고 설명했다. 논리를 논할 수 있는 바탕 지식이 없는 어린이에게 억지로 딱딱한 논리를 가르치려 하다 보면 책읽기에 흥미를 잃게 할 우려가 있고, 정서적으로도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수능시험이 처음 도입되었을 때 논리 공부를 하지 않으면 언어영역과 논술고사에서 고득점을 할 수 없다는 점이 지나치게 강조되었다. 그러다 보니 참고서와 문제집에는 논리적 오류를 찾아내는 문제가 많이 실리게 되었다. 독서와 논술을 지도하는 각종 학습지와 참고서, 학원들은 분석적 책읽기를 부추겼다.

그 결과로 얻은 것은 잔재주와 경박한 말장난이고 잃은 것은 책읽기의 즐거움과 온몸으로 느끼는 감동이었다. 이후 언어영역 시험은 문장 독해력과 읽는 속도, 수학적인 논리력보다는 그 모든 것을 포괄하는 추리력, 상상력 등이 중시되고 있다.

△분석의 궁극적 목적은 종합이다=글 전체를 온몸으로 느끼며, 줄거리에 젖어드는 독서를 해야 예민한 언어감각을 배양할 수 있다. 그런 다음 여러 관점에서 분석하고 다시 통합하는 훈련을 해야 응용 가능한 논리력과 추리력 등을 기를 수 있다.

△많이 읽어야 이해력과 속도가 생긴다=균형 잡힌 다독과 정독을 통해 독해력과 탄탄한 어휘 실력이 갖추어진다.참고서에 실린 문제를 다각도로 분석하는 문제풀이 위주의 학습법으로는 다양한 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처할 수 없다. 겨울 방학 동안에 감동을 맛보며 고전 작품을 몇 권 읽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 기본에 충실하면 문제풀이 기술은 보다 쉽게, 단기간에 배울 수 있다.

윤일현(일신학원 진학지도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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