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빠른 볼 투수에 '신무기'장착

입력 2002-01-11 14:29:00

'스트라이크 존' 확대가 2002시즌 프로야구 판도의 가장 큰 변수로 떠올랐다.새로 적용되는 스트라이크 존에 선수들이 어떻게 적응하느냐가 전력아닌 전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

마치 전장에서 가공할 신무기가 새로 탄생, 그 위력에 모두가 신경을 곤두세우는 격이다. 그러면 스트라이크 존 확대가 프로야구에 가져올 변화를 짚어본다.

◇어떤 투수가 유리할까

투수 중에서는 제구력은 약간 떨어지더라도 150㎞대의 빠른 볼을 던지는 투수들이 일단 확대된 스트라이크 존 공간의 덕을 볼 것이라는 야구 전문가들의 분석이다.순식간에 승부를 해야하는 타자들로서는 시속 150㎞의 빠른 공에 어지간하면 방망이를 돌려야 하는 부담감이 있다는 것.

야구전문가들은 '볼을 던질 수 있는 공간이 넓어지면서 투수가 볼 카운트를 유리하게 전개, 공격적인 피칭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제구력보다 빠른 공을 자랑하는 이혜천(두산)과 임창용(삼성), 직구파의 김진웅(삼성) 등이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낙차 큰 커브와 싱커, 포크볼 등 아래로 떨어지는 변화구를 잘 구사하는 투수들, 또 컨트롤이 좋은 투수에게는 스트라이크 존이 높아진 만큼 코너워크를 구사할 공간이 넓어져 단연 유리하다.

◇타자들은 속수무책인가

투수들이 스트라이크 존 확대를 마냥 좋아만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종전 스트라이크존에서 낮은 공 위주로 승부하던 투수들이 높은 공을 던지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면서 홈런의 제물이 되는 등 장타를 맞을 가능성도 그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타자들은 기다리기보다는 적극적인 타격을 해야한다. 포볼을 고르는 스타일의 타자들은 마음을 달리 먹어야 한다. LG 유지현이 대표적이다. 삼성 양준혁, 이승엽, LG 이병규의 경우 스윙이 커 불리한 편이다.

◇어느 팀이 유리할까

마운드가 강한 팀이 스트라이크존 확대의 이점을 잘 살릴 게 당연하다. 투수력이 좋은 삼성, 현대, 롯데 등이 전력 강화 효과를 볼 전망이다. 최근 마운드 보강에 주력한 SK도 상당한 혜택을 입을 듯하다.

마운드가 빈약한 팀도 미약하나마 수혜 대상이다. 타고투저현상이 약화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강한 공격력을 가졌지만 마운드가 약한 LG와 기아가 여기에 해당된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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