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공화국' 이대로 방치할 건가

입력 2002-01-11 00:00:00

우리나라는 대한민국과 서울 공화국, 두 개의 공화국이 있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이점과 기반시설이 서울에 집중돼 있다는 사실을 표현한 말이다.

고대 로마공화정 말기에 '동맹시 전쟁'이라 불린 전쟁이 있었다. 이 전쟁은 포에니 전쟁 이후 모든 이권이 로마에 집중되기 시작하면서 이전에 로마와 평등한 관계를 누리던 동맹시들의 주민들이 로마로 이주하려 하자 로마가 이들의 이주를 제한하고 오히려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려 한 데서 발발한 일종의 내전이다. 이와 비슷한 현실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다.

서울 강남지역의 주택값 상승 원인은 교육과 문화적 이점이 집중된 서울 강남지역으로 인구가 몰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이 문제의 해결로 서울 강북지역의 균형적인 발전을 주장한다.

마찬가지로 각 지방자치단체 역시 직장과 좋은 대학 등을 찾아 지역 인재들이 서울로 유출돼 지역 발전이 저해되고 있다며 인재 유출을 방지하고 지역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대 로마 공화정 말기의 상황과 우리의 상황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한꺼풀 벗겨놓고 들여다보면 그 맥락은 같지 않을까.

현재 수도권은 전 국토의 10%도 되지 않는데 인구의 46%, 경제력의 40% 이상이 집중되어 있다.

이제 정부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지방 육성책을 시행해야 한다. 과거에도 많은 육성책이 나왔지만 생색에 그쳤다. '지방의 반란'이 일어나기 전에 서둘러 실질적인 육성책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김민규(연세대학교 신방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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