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윤리·투명성에 문제있다

입력 2002-01-11 00:00:00

'4대 벤처 게이트'로 떠들썩한 가운데 국내 벤처기업의 윤리와 투명성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반부패국민연대가 주요 일간지·경제지의 증권업협회 출입기자단 17명과 벤처기업과 업무상 접촉이 잦은 증권사 직원 42명 등 모두 59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1월부터 두달간 실시, 11일 발표한 '벤처기업 윤리와 투명성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벤처기업의 윤리 및 투명성은 10점 만점에 평균 이하인 4.5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매우 그렇다(10점) 그렇다(7.5) 보통이다(5.0) 그렇지 않다(2.5) 매우 그렇지 않다(0점) 등의 항목별 만족도를 종합해 산출하는 10점 지수법에서 4.5점은 평균 이하로 매우 심각한 수준을 뜻한다고 반부패국민연대측은 밝혔다.

먼저 경영공시 등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제공하는 벤처기업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서는 응답자의 66.1%가 '그렇다', 15.3%가 '매우 그렇다'고 답한 반면 '그렇지 않다' 또는 '매우 그렇지 않다'고 응답한 경우는 6.8%에 그쳤다.

벤처기업이 대기업보다 윤리적이라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질문에서는 44.1%와 8.5%가 각각 '그렇지 않다'와 '매우 그렇지 않다'를 꼽았으며, '그렇다'와 '매우 그렇다'는 긍정적인 응답은 합쳐서 10.2%에 지나지 않았다.

또 불법적인 정치자금 및 기부금을 제공하는 벤처기업이 많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43.1%가 '그렇다'와 '매우 그렇다'는 답변을 했으며, 48.2%는 벤처기업 중 경쟁사의 이익을 침해하거나 약점을 부당하게 이용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모두 15개 문항으로 구성된 이번 조사에서 10점 만점에 6점 이상을 받은 항목은 2개에 불과했으며 대부분 2~5점대의 낮은 점수를 받았다.

반부패국민연대 성은미 정책부장은 "이번 조사는 비록 표본이 크지는 않지만 벤처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람들을 조사대상으로 삼은 만큼 의미있는 결과이자 현재 벌어지고 있는 각종 벤처게이트의 실상을 증명해 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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