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소형 자동차의 원조격인 '티코'가 10년만에 단종돼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지만 외국의 경우는 다르다.
유럽의 경우 주차하기 쉽고 좁은 길도 잘 통과할 수 있는데다 유지관리비가 저렴해 가히 소형차의 천국이라는 것이다. 독일의 대표적 소형차인 폴크스바겐이 현재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지만 일본의 혼다 투데이, 영국의 로버미니 등에서 보듯 선진국들은 소형차를 국가경쟁력의 상징으로 여겨 장려하고 있기까지 하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논리는 최근 작지만 강한 나라들, 소위 강소국(强小國)들이 세계적으로 부상하며 매스컴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데서도 잘 드러난다.
인구 380만명으로 유럽 변방의 작은 나라인 아일랜드가 유명한 외교전문잡지인 '포린 폴리시'의 62개국을 대상으로 한 세계화지수에서 당당하게 '세계 제일'을 차지했다.
'실리콘 아일'로 불릴 만큼 미국의 실리콘 밸리와 비견되기도 하는 이 나라는 작은 것이 큰 것보다 순발력에서 앞서 무한한 발전을 담보해 줄 수 있다는 사실을 환기시킨다.
최근 정부가 수도권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에 10만 가구의 주택을 건설키로 한 것은 가뜩이나 비대화한 서울 지역을 더욱 공룡화할 것이다. 강남의 대치동 등의 웬만한 30평형 아파트가 5억원을 넘어 타 지역의 5배를 넘기까지 하고 있는 것은 근본적으로 서울 중심의 우리나라 사회 구조에서 온 것이다.
모든 것이 '서울 공화국'으로 통하는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서울의 유명 중·고교와 학원들이 모여 있는 이곳으로 '이상 교육열'에 들떠 있는 학부모들이 몰려 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방위에 군림하는 서울
'고교 평준화 정책'으로 대표되는 현재의 교육구조 하에서는 서울대로 상징되는 일류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코스로 이곳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강남 투기 문제의 본질은 우리나라의 특수한 교육 현실에 있는 것 같지만 따지고 보면 그 근저에는 지방의 위에 무소불위로 군림하고 있는 서울의 위세에 있는 것이다.
수도권으로의 집중현상은 모든 권력의 서울 집중 때문에 생긴다. 지방은 정치·사회·경제·문화·교육 등 모든 부문에서 서울에의 종속상태가 심화돼 현재로서는 자생적인 모습을 갖추기가 거의 불가능한 형편이다.
서울·경기 등 수도권이 갈수록 비대화해지면서 블랙홀처럼 지방을 삼켜 대부분의 성장 과실을 중앙집권적 구조의 정점인 서울에서 따먹을 수 밖에 없다. 강남으로의 전입이 느는 것은 이같은 구조의 본질을 보여주는 한 사례다.
각종 '게이트'에서 드러나는 부정부패의 악취도 따지고 보면 권력이 분산되지 않고 서울에만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권력층과 사회지도층 등 이 나라의 기득권층이 자신들이 누리고 있는 이같은 이익과 혜택을 쉽사리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여기서 '지방의 거대한 반란'이 필요하다. 지역민들은 이제 어떤 지역 출신이든 중앙을 주무르는 자들이 내거는 달콤한 감언이설에 농락당해서는 안된다. 그들이 비록 이 지역 출신이라도 중앙에 편입되면 자신의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중앙의 논리에 따르지 출신지역을 위해 근본적인 구조개혁에 나서지는 않는다.
따라서 대구의 GRDP가 9년째 전국 최하위를 기록하고 OECD의 보고서에서 보듯 1인당 소득세에서 서울이 대구의 3배를 넘는 등 격차가 갈수록 커져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지방은 이같은 서울 중심의 견고한 구조를 바꿔나가지 않으면 공동화(空洞化) 내지 황폐화의 길을 재촉할 수밖에 없다.
---'지방의 거대한 반란' 필요
문제는 지역감정에 뿌리를 둔 '영·호남 갈등' 등 동서문제가 아니라 이제는 서울과 지방의 문제라는 것을 지역민들은 철저하게 인식해야 한다. 그렇게 돼야 뿌리깊은 지역감정의 독소를 치유할 수 있다. 사실상 최근들어 부산·인천 뿐만 아니라 광주도 대구와 마찬가지로 수도권의 비대화하와는 달리 갈수록 영양실조 상태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지 않으면 안된다.
지역 감정이라는 허위의식에 짓눌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처럼 모든 것이 서울로 빨려 들어가는 '중앙의 잔치'를 그대로 보고만 있어서야 되겠는가.
올해는 선거의 해, 각종 선거를 대구·경북 시민들은 '지방에 결정권을' '지방에 세원을' '지방에 인재를'이라는 지방분권 운동의 기본 방향을 관철하기 위한 지역민의 힘을 보여주는 기회로 삼자. 이것만이 나라도 살고 지역도 사는 길이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지역의 논리가 살 길이다.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