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벤처 다시스 혁신시스템 개발

입력 2002-01-08 14:03:00

경북테크노파크 제2시험 생산공장 입주 벤처기업 '다시스'(053-815-1090)가 사일로나 탱크 등에 담긴 내용물의 재고량을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다시스의 계측 시스템은 경쟁 외국제품 보다 정확도가 훨씬 높은데다 값은 60% 수준에 불과해 관련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말 시스템 개발을 마친 뒤 LG화학, 코리아 카본 블랙, 고려아연 등 대기업들이 설치했고 경북콘크리트도 시스템 설치에 나섰다. 또 대림산업, 삼남화학 등 다른 대기업들도 설치를 기다리는 중이다.

화학, 시멘트, 사료 공장을 비롯 대형 사일로나 탱크를 사용하는 기업들은 그동안 재고량을 정확히 측정하지 못해 경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내용물이 가루인 경우 재고량을 측정하는 검출센서에 분진이 묻어 오작동이 잦았다.

부식성이 큰 화학물질은 아예 검출센서를 접촉시킬 수도 없었다. 결국 망치로 탱크를 두들겨 재고량을 짐작하든가 공장을 가동하면서 어림으로 재고량을 추정할 뿐이었다.

이처럼 재고량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지 않아 공장자동화 및 재고관리 시스템이 '반 쪽'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다.

다시스가 개발한 '스트레인 게이지를 응용한 트랜스포머 시스템'은 탱크와 사일로의 다리 부분에 검출센서를 부착, 판매 단위인 무게 단위로 재고량을 측정하는 획기적인 방식이다. 센서에 포착된 미세한 무게 변화는 로컬 콘트롤

러와 메인 콘트롤러를 거쳐 수치로 표시되고 산업용 컴퓨터 또는 노트북, PC 등에 연결된다. 따라서 재고 및 경영 관리부서는 컴퓨터만 켜면 재고량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고 판매사원은 노트북 컴퓨터로 재고량을 실시간 확인하며 영업활동에 나설 수 있게 된다.

신생 벤처기업이 대기업도 엄두를 못낸 시스템을 개발한 것은 기계구조 설계 및 전자계측 분야에 상당한 전문지식을 축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남대 정밀기계학과를 졸업한 임재걸(39) 선임연구원은 대학재학 때부터 이 분야에 관심을 가져온 데다 정밀계량기 제조회사에서 10여년간 근무했다.

나노기술이 적용된 콘트롤러 개발은 삼성과 인천제철에서 현장경험을 쌓은 김현동(42) 개발이사가 맡았다.

다시스는 올해 말 이 시스템을 교량이나 바다 매립지형 등의 구조물 안전진단 시스템으로 적용범위를 확산할 계획이다. 교량의 다리가 힘을 받는 상태를 센서로 포착, 구조물의 불량여부를 파악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이 완성되면 한 사람이 컴퓨터 하나로 수백~수천개의 구조물 안전상태를 실시간 관리할 수 있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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