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제언-17만 결식아동에 사랑의 손길을

입력 2002-01-08 00:00:00

어린이 사회복지시설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전국의 17만 결식 어린이들에게 겨울방학은 견디기 힘든 시기다.추워서 맘대로 나가 놀 수도 없고 먹을 것도 마땅치 않다.

대부분 날품팔이 노동자인 아버지는 일을 못해 집에서 술을 마시고 폭력을 휘두른다. 그래서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어린이들은 선생님의 도움을 받으며 숙제를 하고간식도 먹을 수 있는 동네 공부방을 찾는다.

또 부모의 이혼이나 사별, 가출 등으로 오갈 곳이 없는 어린이 중 일부는 선생님들과 함께 그룹 홈에서 생활한다. 전국에 이런 공부방의 수가 꽤 많다.

그러나 공부방 어린이들의 70% 정도가 주민등록이 제대로 돼 있지 않거나 부모의 주거불명 등의 이유로 행정기관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있다.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이지만 아직도 끼니를 때우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많다. 가난한데다 부모가 밥벌이를 하느라 제때 먹일 수 없거나 부모에게 버림받아 못먹고 거리를 떠도는 아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비좁은 공부방에서 온종일 부대끼던 아이들이 PC방이나 오락실을 드나들게 되면 자칫 유혹에 빠져 탈선, 가출 등으로 이어진다.

이들 공부방이나 그룹 홈은 대부분 개인 후원금과 사회복지 관련 단체들의 지원금으로 운영돼 어린이, 교사, 모두 형편이 무척 어렵다. 후원자 대부분이 빠듯한 생활을 하는 봉급자나 영세 상인들이다. 고통받는 이웃과 나누는 자세를 가졌으면 좋겠다.

남보라(안동시 범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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