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토크-2002 문화월드컵 성공 조건

입력 2002-01-04 14:17:00

아름다운 꿈꾸기를 새롭게 허용받은 임오년(壬午年)이 밝았다. 새해를 맞는 문화계의 꿈은 여러갈래이지만 역시 2002년 문화계의 키워드는 '문화 월드컵'이 아닐까.

월드컵과 병행해서 열릴 문화월드컵의 큰 흐름은 대개 세가지. 우선 개최도시마다 선보일 월드컵 플라자(대구 3군데),다음은 경기장 안팎 문화행사, 마지막으로 개최 도시의 문화역량을 한꺼번에 드러낼 문화행사가 그것이다. 개최도시마다40억원(국비 20억, 시비 20억)의 혈세를 들일 문화월드컵에 도시마케팅의 사활을 걸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구의 경우 아트페어(미술품 견본시장), 오페라 투란도트 공연을 비롯하여 소위 수억대의 예산을 지원받는블록버스트형(?) 행사와 민간 예술인들이 개인적으로 보여줄 소소한 행사가 준비되고 있다.

대구시의 지원을 받는 블록버스트형 문화예술행사가 이방인들의 눈길을 잡을 지, 민간 예술가들이 독창적으로 선보일 개별행사가 이국인들의 발길을 끌어당길지는 미지수이다.

하지만 5천년 역사를 지닌 대구를 단시일에 집약적으로 홍보할 기회는 우리가 살아있는 한 또다시 갖기 힘드는 만큼 대구의 문화월드컵을 성공시키기 위한 전략에 나와 너, 민과 관, 전문가와 문외한이 별도로 있을 수 없다. 그야말로 개인이나 집단의 이익을 떠나서 총력전이 불가피하다.

문화월드컵을 성공하기 위한 총력전의 가이드라인은 몇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첫째는 민과 관의 윈윈 전략이다.시가 기획하고, 예산을 대는 문화월드컵 마스터플랜과 별도로 진행되는 예술인들의 문화월드컵 준비를 확인하고 수용해야한다.

1월중 대구시가 만들 문화월드컵 홍보 팜플렛에는 관변 행사만이 아니라 대구민학회(회장 김양동 계명대교수)의 전통문화상품전, 천연염색공예가 김지희 대구가톨릭대교수의 천연염색전, 주부들로 구성된 아메리칸 퀼트클럽(대표 이순희)의 본선 진출 32개국의 상징물 퀼트전, 지화 예술가 김태연 대구대교수의 우리나라 첫 지화전 등등을 꼼꼼히 챙기고 실어주어야한다.

그래야 외국 관람객들이 "아하! 한국의 문화 이렇게 다양해요?역시 문화대국이군요"라는 감탄사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둘째는 스트리트 문화, 생활문화를 과감하게 보여주라는 것이다. 대구에서 부쩍 늘기 시작한 중국인 관광객들이가장 즐겨찾는 대구 서문시장. 대구의 큰장으로 불리던 서문시장의 상품성과 역동성에 대해서 이미 일본의모교수가 대학원생들을 시켜서 해부하고 있다.

현해탄 건너 일본인들이 서문시장의 상품력과 역동성 분석에들어갔다면 중국인들은 "띵하오!"를 외치며 서문시장에서 질좋고 값싼 옷과 액세서리 소품들을 사가느라 정신없다.

문화월드컵 기간중에 우리나라를 찾을 35만명의 외국인들이 대구에서 돈을 뿌리고 갈 적소 가운데 하나인서문시장을 통해서 우리네 생활문화를 과감하게 보여줄 방안을 찾아라.

셋째는 외국 관광객 이전에 지역민부터 만족시켜야한다. 이미 기업경영에서는 고객만족 이전에 직원만족, 직원만족 이전에 가족만족이 사업성공의 기초로 여겨지고 있다.

신상품이나 회사의 새로운 발전 프로젝트에대한 의견을 가장 먼저 사원가족에게서 구하다 보면 결코 실패하지 않는다는 경영철학에 비추어본다면우선 지역민들이 자부심을 느낄만한 지역문화 프로젝트가 무엇일지 부터 고민해야 한다.

최미화기자 magohalm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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