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지나친 욕심일까

입력 2002-01-04 14:25:00

희망과 꿈으로 닻을 올린 21세기의 한 해, 임오년 새 해다. 그동안 흐르는 시간이 너무도소중하여 듣고 보는 일을 게을리 한 탓에 시간이 멈추어 버린 것인가? 새해에는 정말로 괴롭고고통스러운 일들로 상처난 마음들을 아물게 할 수 있는 좋은 일들이 있기를 기대해보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까?

요즘 "성실한 사람이 잘 사는 사회를" "남의 말을 좋게 합시다" "내 탓이오" 등 각종단체들의 캠페인을 많이 접한다. 얼마나 우리 사회가 편법, 요령, 적당주의 등이 만연하고, 성실한 사람이 삶의 무게로 고통스러웠으면 그런 말이 나왔을까? 우리 같은 보통사람들이야 이야기를 하다보면남의 말을 하기 쉽고 고의적이 아니더라도 남을 아프게 할 수도 있지만, 자기자랑은 낯부끄러운 일로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언론을 통해 전해지는 정치인들의 남의 이야기는 단지 실수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거북한 말들이 많다.정치인에게 자기편이 아닌 상대방의 이야기를 좋게 말하는 게 기대하기 어렵다면 정치인에게 자기자랑을 맘껏하게 권하는 게 어떨까?

지도자가 되겠다는 사람은 국민을 위해 어떤 문제를 무엇 때문에, 얼마나 고민했으며,자기 나름의 해결방안은 무엇인지. 또 국가 경영에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책을 읽고 공부했는지, 재산 형성과정은 어떠했는지, 막대한 선거비용은 어떻게 조달할건지 등 자기 이야기만 하려고 해도 시간과 어휘가 부족하지 않을까?

자기 한 몸 바쳐 많은 이들의 아픔을 기쁨으로 바꾸려는 큰 뜻을 갖고 정치에 뛰어드는 많은 정치인들이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만으로 시민단체나 언론의 검증을 받고, 판단은 유권자의몫으로 남겨두고, 결과에 깨끗이 승복한다면 선거가 우리의 지도자를 뽑는 축제분위기가 될 수 있으련만...

금년은 국가적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월드컵이 열리고, 국가경영을 책임질 지도자를 뽑는 선거도 있다. 성숙된 시민의 힘으로 대회도 잘 치를 수 있을 거라고 믿으며, 훌륭한 지도자를 갖게 된다는 기쁨도 가질 수 있었으면 한다.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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