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정치 불개입'선언

입력 2002-01-03 15:35:00

김대중 대통령이 2일 '정치 불개입'을 재차 선언했다. 입법, 사법, 행정부의 고위 인사들과 신년 인사회를 가진 자리에서다. 김 대통령은 "나는 민주당원이고 따라서 당이 잘 되기를 바라지만 정치와 당무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김 대통령은 "여기에 덧붙여 항간에서 말하는 정당 만들기 등에 개입하지 않는다 것을 확실히 약속한다"고도 했다.김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에는 두 가지 메시지가 담겨 있다. 우선 김 대통령이 민주당 총재직 사퇴에도 불구하고어떤 형태로든 정치권에 관여할 것이라는 야당의 의심을 불식시키려는 것이다.

사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과 자민련의 재결합설, 3김 연대를 통한 신당 창당설 등 정계개편설이 끊이지 않았다. 김 대통령으로서는 분명한 선을 긋지 않고서는 민주당 총재식 사퇴라는 큰 결단의 의미를 제대로 살릴 수 없을것이라고 판단했음직하다.

따라서 이날 김 대통령의 선언은 민주당 총재식 사퇴의 의미를 국민들에게 재확인시키는 동시에 정치개입에 대한 유혹을 스스로 차단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재확인으로 풀이할 수 있다.

김 대통령의 이날 선언이 담고 있는 또 다른 메시지는 향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철저한 중립을 지키겠다는 것이다.즉 경선 과정에서 혹시 있을지 모르는 '김심(金心)' 논란을 사전에 차단, 김 대통령의 평소 지론대로 민주당이 자생력있는 정당으로 커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이다.

그러면서도 김 대통령은 정치개혁의 필요성을 강하게 지적했다. 김 대통령은 "정치지도자의 한 사람으로서현실정치에 책임감을 느낀다"며 "남미 어느 나라처럼 정치가 소임을 다하지 못할 때 나라가 어떻게 되는가를 보고 있다"고말했다.

정치에는 관여하지 않겠으나 정권을 갖기 위해 극심한 정쟁을 벌이고 있는 지금의 정치행태로는 안된다는경고의 의미라는 것이 청와대 관계자들의 해석이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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