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대학생 취업난 피해 해외로...

입력 2002-01-02 12:25:00

경북대학교 전산계열학과 4학년 김모(28)씨는 최근 이 학교에서 추진하는 '해외인턴쉽프로그램'에 참가, 미국 실리콘밸리내 Conexent System사(社)로 1년 과정의 인턴 교육을 떠났다.

김씨는 수차례 대기업에 원서를 넣어봤지만 그때마다 줄줄이 고배를 마셨고 지방 중소기업에선 마땅한 일자리를 찾을 수 없었던 것.

김씨는 "올해에도 극심한 취업난이 예상되지만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아 고민끝에 내린 결정"이라며 "인턴과정이 끝나면 회사와 정식계약을 맺고 5만불 이상의 연봉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올해도 극심한 취업난이 예상되는 가운데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 대학생들이 해외인턴, 해외취업으로 몰려 나가고 있으며 경기침체, 해외어학연수도 급증하고 있다.경북대 국제교류센타에 따르면 현재 해외인턴십 프로그램 참가는 119명으로 전년도63명보다 1.9배 증가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대졸 및 졸업예정자들의 지난해 해외취업은 212건으로 2000년의 160건에 비해 32.5% 늘어났다.

인력공단에서 해외취업연수를 받은 대졸 및 졸업예정자 경우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영어권 중심에서 벗어나 일본 IT업체에 취업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

공단이 지난해 처음 인터넷 프로그래밍 언어, 일본어 연수 등 '맞춤식 일본 연수'를 실시한 결과 335명 모집에 1천여명이 몰려 2.5대 1의 경쟁률의 보였으며 1차 수료생 174명중 122명이 NEC, 세이코, 캐논 등 30여 일본IT업체에 취직, 올초 일본으로 떠날 예정이다.

대구·경북에서는 영남대, 대구대, 금호공대, 안동대 등 지역대학 졸업생 및 졸업예정자 18명의 일본 취업이 확정됐다.

한국산업인력공단 권영선 해외취업팀 차장은 "어학실력을 완벽히 갖춰야 하는 영어권 나라보다는 단기간내 어학능력을 키울 수 있는 일본을 선호하는 학생들이 많아졌다"며 "정보통신부와 노동부가 지난 연말 일본 정부와 'IT자격 상호인증' 서명식을 가지면서 IT자격증 보유자들의 일본 취업 진출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외취업 열기와 함께 미대사관 인터뷰 없이 1년 미만 미국어학연수를 희망하는 재학생 대상의 대학추천프로그램(URP:University Referral Program) 발급이 급증하고 있다.

계명대의 경우 지난 연말 현재 어학연수용 URP 신청자는 98명으로 전년도 44명에 비해 2.3배 증가했으며, 학교측은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다른 영어권 나라를 합치면 훨씬 더 증가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북대는 해외어학을 떠나려는 학생이 증가함에 따라 내년부터 외국대학과의 교환학생 수를 두배로 늘리고 미국 IT전문 컬리지에 매년 33명을 파견하기로 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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