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출 전망

입력 2002-01-02 00:00:00

세계적인 경기불황 속에 정부가 올해 목표로 잡은 무역수지 흑자 70억∼100억달러 달성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수출이 12.5%나 감소하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무역수지 만큼은 목표치에 근접하는 95억달러를 달성한데다 반도체 경기가 서서히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정부는 일단 실현가능한 목표로 보고 있다.

특히 '월드컵 특수'와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따른 수출확대를 기대하고 있지만 '엔저현상'의 장기화 여부와 유가의 향방, 주5일근무제가 수출에 미치는 영향 등 복병들이 적지 않아 낙관은 금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부는 올 목표로 수출 1천620억달러, 수입은 1천550억달러로 각각 잡았지만 무역수지 흑자의 폭은 '70억달러 내지 100억달러'라고 명시했다.

이번 수출 목표치는 지난해 목표였던 1천910억달러에 비해 300억달러 가까이 적은 규모로, IT 경기의 회복에 대한 불투명한 시각 등이 반영되면서 목표치 대비로 볼 때 감소폭이 이례적으로 큰 게 특징이다.

무역수지 흑자폭의 범위를 정해놓은 것은 100억달러라는 상징적 목표를 잡아 수출 드라이브 정책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세계일류상품과 해외플랜트 수출이 호조를 보일 경우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라고 산자부는 말했다.

최근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 주력 품목의 국제가격이 상승세를 타거나 바닥을 다지고 있어 2/4분기부터는 증가세로 반전될 것이라는 분석을 바탕으로 나온 것이다.

또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 교역증가율을 지난해의 1.0%보다 높은 2.1%로 전망한데 이어 미국 컨퍼런스보드의 소비자신뢰지수도 3개월간의 하락에 이어 12월부터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경기회복을 점칠 수 있는 '신호'가 나오고 있다.

국제유가도 상반기까지는 배럴당 17~19달러선에서 안정세를 보이다 하반기에 21~22달러로 상승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되고 있다.

게다가 월드컵특수와 중국의 WTO 가입에 따른 수출확대, 대우차 매각 및 하이닉스반도체의 구조조정이 끝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호조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품목별 증가율은 반도체 18.9%(170억달러), 무선통신기기 16.0%(116억달러), 자동차 9.0%(145억달러), 컴퓨터 12.0%(125억5천만달러), 조선 1.5%(98억5천만달러) 등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엔화약세가 장기화될 경우 수출시장에서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는데다 국제유가도 반테러전쟁이 확산될 경우 중동지역 정세에 따라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점은 불안요인이 될 것 같다.

또 중국 상품의 급신장으로 세계시장에서 무한경쟁이 본격화되는데다 미국의 철강 수입규제가 가시화될 경우 세계적으로 철강 보호주의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고 주5일근무제 시행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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