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대표 5개 벤처-대구 IT산업 초일류 도약 이끈다

입력 2001-12-31 14:08:00

지식기반의 첨단 벤처산업이 지역경제 회생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많은 경제전문가들은 대구.경북이 배출한 첨단분야 인재들과 제조업의 전통이 결합하면 지역 산업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한다. 정부가 벤처육성에 나선 지 2년여만에 대구.경북 지역 등록 벤처기업수는 500여개를 넘어섰다. 이들 가운데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는 기업이 적지 않지만 이미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곳도 있다. 임오년 새해 지역 경제를 이끌어 나갈 IT, 바이오, 제조, 게임 등 각분야별 대표적 지역 벤처기업을 소개한다.

▨ 2001년 장영실상에 빛나는 IT벤처

창업 4년째인 (주)온디맨드소프트(www.ondemandsoft.com)는 직원이 7명에 불과한 소규모 소프트웨어 개발회사다. 하지만 자체 개발한 '아이뷰(iview)시스템'으로 2001년 IRS장영실상을 수상할 정도로 기술력을 자랑한다. 지난 98년 8월 개발을 시작, 3년여만에 개발을 완료한 이 시스템은 산부인과에서 사용하는 기존 2차원 초음파 장비에 부착, 3차원 영상을 출력할 수 있다. 기존 3차원 초음파 장비에 비해 값이 훨씬 싸고 운용 기술자를 따로 채용할 필요도 없다. 또 기존 제품은 사용법이 복잡하고 이미지 품질이 떨어지는 반면 아이뷰는 사용이 쉬운데다 150장의 2차원 영상을 1초 이내에 3차원 영상으로 구현해 낸다.

게다가 온디맨드소프트는 3차원 영상 재구성 기술과 함께 의료정보화에 필수적인 의료 영상 저장과 전송기술도 확보해 놓은 상태다. 2차원 초음파기는 국내 4천여대, 전세계엔 25만대로 추산된다. 따라서 시장성은 무궁무진한 셈이다. 온디맨드소프트는 앞으로 뇌혈관, 심장의 3차원 이미지화, CT(컴퓨터 단층촬영), MR(자기공명)의 3차원 이미지 구성, X레이의 3차원 이미지 구성 개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올해는 3차원 영상 소프트를 탑재한 초음파 장비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해 5억원의 매출을 올린 온디맨드소프트는 올해 40억원의 매출을 계획하고 있다. 이미 타이완, 인도네시아와 수출 계약을 체결했으며 현지 대리점을 설립키로 합의했다. 채영미 대표는 "우리의 경쟁상대는 의료장비에 앞선 독일, 오스트리아, 이스라엘"이라며 이들을 추월할 때까지 온디맨드의 불빛은 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세계 초일류 첨단 제조벤처

(주)컴텍스(www.comtecs.co.kr)는 진공기술을 활용해 산업용 코팅장비와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를 생산하는 벤처기업이다. 지난해 반도체 산업의 유례없는 불황에도 불구, 틈새시장 공략과 끊임없는 기술개발로 30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또 장비생산 외에 갈륨나이트라이드(GaN), 초전도(MgB2) 등의 산업용 신소재도 개발하고 있다. 코팅장비는 이 회사의 주력분야로 삼성코닝의 S1프로젝트에 참가, 양산용 코팅장비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최근 타이완 업체와 250만달러 규모의 납품계약을 체결하는 등 대규모 수주도 받아 놓고 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중 포토마스크용 건식 식각장비(dry etcher)를 지난달 일본에 수출, 세계적 인지도를 확보했고 습식 세정기(wet cleaner)와 반도체용 초박막인쇄(MSCVD) 장비도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 앞으로 이들 반도체용 장비의 활용분야를 LCD, PDP, 유기EL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컴텍스는 신소재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청색 발광소자(LED)와 레이저 다이오드(LD) 개발을 위한 핵심기술인 질화갈륨(GaN) 단결정 확보에 성공, 풀컬러 디스플레이 생산을 위한 기술적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3원색 중 청색을 구현할 수 있는 갈륨나이트 라이드 기술은 각 원소의 조합기술이 난해해 일본에서도 편법으로 제조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컴텍스는 최근 자체 기술로 순도높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 일본기업들로부터 기술수출을 제안받고 있다.

창업 첫해인 지난 99년 60억원의 매출을 올린 컴텍스는 연간 300%의 초고속 성장을 기록중이다. 2003년부터 중국업체와 연간 5천만~1억달러 상당의 장비 공급계약을 추진중이며 일본에도 1억달러에 보유기술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권용범 사장은 "첨단기술 개발은 물론 해외시장 개척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2005년 매출 1000억원 달성이 목표"라고 말했다.

▨ 지역 유일의 아케이드 게임기 제조벤처

(주)AM시스템(대표 정문수)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아케이드 게임시장에서 100% 순수 국산기술로 경쟁에 뛰어든 업체다. 2000년 초 문화관광부로부터 2억원의 게임개발자금을 지원받아 개발한 '드림시티' '도라도라' '포스틱' 등은 국내 최초로 아케이드 게임기 국산화에 성공한 제품으로 제1회 '대한민국 게임대전2000'에 출품돼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또 지난달 7일부터 나흘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민국게임대전(KAMEX)2001'에 6인용 메달게임인 드림시티, 골드 코스트, 메달고스톱 3, 메달포커 2 등 최신 성인용 메달게임기를 선보여 관람객들의 인기를 끌었다. 특히 전시회 기간동안 미국, 호주, 일본, 타이완으로부터 2천만달러의 주문 상담을 기록해 지역 아케이드 게임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렸다.

AM시스템은 철저한 산-학협력을 통해 게임기를 개발하고 있다. 영진전문대, 대구미래대 등 지역 대학 게임제작학과와 공동으로 게임을 제작, 산-학협력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AM시스템은 게임기 개발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CPU를 이용한 자동제어 기술, H/W 및 아트워크 설계, 컴퓨터를 이용한 I/O, 인터페이스 원칩을 이용한 프로그래밍 및 보조기구 제어기술, ACAD를 이용한 산업 디자인 기술들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매출 예상액은 1천400억원. 정문수 대표는 "대구만한 아케이드 게임 개발적지가 없다"며 "케이스 제작이나 금형, 전자부품, 인력자원 등 아케이드 게임기를 제작할 수 있는 각종 부대 조건이 최상"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또 "게임기 개발은 엄청난 고부가 가치 산업인데다 공정의 90% 이상을 아웃소싱하기 때문에 다른 산업과의 전후방 연관효과도 높아 지역경제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 바이오 벤처의 선두주자

(주)에디슨(대표 여영근.경북대 동물공학과)은 가파른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는 지역 바이오 벤처중 선두기업이다. 천연 DHA 함유 축산물 생산기술 개발로 이미 내수시장을 선점했으며 'n-3 지방산'이 축적된 우유 및 우유용 사료조성물 등 21건의 특허를 갖고 있다. 올 8월에는 남양유업과 1천억원대의 천연 DHA 함유 우유생산용 특수사료 독점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n-3 지방산을 함유한 에디슨계란과 에디슨치킨도 선보여 소비자들로부터 호평받고 있다.

또 최근엔 국내 바이오벤처 중 최초로 미국, 독일, 일본, 헝가리 등 해외 각국의 관련분야 전문가가 참여하는 연구 네트워크를 구축, 생물자원 개발사업에 본격 착수했다. 미국 신경병리학회 회장인 로이드 하록스, 미국 지방화학회 부회장인 부르스 하럽, 독일 뮌헨대 의과대 교수인 피터웨버, 일본 국립기초생물학 연구원 교수인 무라타, 헝가리 과학 아카데미 부원장인 티보 파카스 등 세계최고의 연구진으로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에디슨은 앞으로 뇌 구성에 필수적인 아라키돈산 함유물질 개발에 주력, 모유와 같은 수준의 아라키돈산 함유 분유를 조제할 계획이다. 이밖에 천연 비만 방지용 물질, 식물성 수면 촉진 물질, 노화를 촉진시켜 성인병을 유발하는 지방산화 현상을 막아주는 천연 알파토코페롤, 식물성 셀룰로오스를 포도당화하는 기술 등을 독점 개발해 향후 바이오 식품시장을 석권할 계획이다.

▨ 최첨단 토털 벤처

대구 디지털산업 진흥원에 위치한 (주)모든넷은 첨단 토털 벤처다. 개인 인터넷 환경 구축부터 웹 프로그램 개발 등 인터넷 사업과 원격교육, 가상대학 운영을 위한 멀티미디어 강의시스템, 화상 시스템, 인터넷방송 시스템 등 멀티미디어 사업, 그리고 통신시스템 구축 사업 등 IT사업 전분야에 걸쳐 맹활약하고 있다. 특히 신순희(40) 사장은 신체장애와 여성이란 핸디캡을 딛고 모든넷을 경쟁력있는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모든넷은 대구시 관광문화정보 시스템, 사이버 전자관광시장 확대 및 사이버 독도 시스템, 정보화 촉진 시범지역 포털사이트(인포탈) 등 지역 주요 기관의 웹 기반 환경을 구축했다. 앞으로 지역 섬유개발과 유교관련 시스템 구축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무선인터넷 시대에 대비, XML(확장언어) 및 무선 컨텐츠 제작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3월 개발을 마친 모니터형 전자칠판 '펜슬론'은 윈도상의 모든 애플리케이션에서 쓰기, 지우기, 그리기, 확대, 저장, 메일보내기 등의 기능을 지원, 최저의 비용으로 첨단 멀티미디어 강의 환경을 구현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또 올해는 펜슬론 개발과 가상대학 설립에 참여한 '노하우'를 살려 '모니터형 전자칠판 ModnEdu'개발을 마칠 예정이다. 개발 완료단계인 이 제품은 모니터를 노트처럼 활용해 직접 쓰고 지울 수 있게 했다. 김강희 연구실장은 "신개발 전자칠판을 이미 개발한 인터넷 방송 시스템(ModnCast)과 연계하면 콘텐츠 제작에서 인터넷 교육 서비스까지 포털로 수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창희 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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