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진출국-(11)잉글랜드-'축구종가'자존심 명예회복 벼른다

입력 2001-12-29 00:00:00

축구의 규칙을 만들고 경기방식을 확립시킨'축구 종가'잉글랜드는 월드컵과 큰 인연을 쌓지 못했다. 훌리건이 생겨날 정도로 축구열기가 뜨겁지만 역대 월드컵에서 10차례 본선에 진출, 우승과 4위를 1차례씩 했을 뿐이다.

이는 1904년 국제축구연맹(FIFA) 창설에 불참했고 이후 38년까지 월드컵에 나가지 않는 등 종주국의 자존심만 내세우고 세계적 흐름을 외면한 때문이기도 하다. 잉글랜드는 46년 FIFA에 복귀, 50년부터 대회에 참가했으나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했고 안방에서 열린 66년 대회에서 우승, 종주국의 체면을 세웠다.

그러나 70년 8강 탈락에 이어 74년~82년, 94년에는 지역 예선의 벽도 넘지 못하는 부진을 보였다.

98년에는 16강전에서 아르헨티나에 무너졌고 지난해 유럽선수권에서도 예선 탈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잉글랜드의 월드컵 악연은 2002 월드컵에서도 재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스웨덴과 '죽음의 F조'에 포함돼 16강 진출을 확신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잉글랜드는 그러나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 그 선봉에는 잉글랜드 축구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사령탑에 오른 스웨덴 출신의 스벤 고란 에릭손이 서 있다.

잉글랜드는 유럽 9조예선에서 1무1패로 탈락 위기에 몰린 후 종주국의 자존심을 버리고 에릭손 감독을 영입했고 이후 파죽의 5연승을 거두는 등 5승1무를 기록,'전차군단'독일을 물리치고 조 1위를 차지했다.

전천후 공격수 마이클 오언(22)과 세계 최고의 프리킥을 자랑하는 데이비드 베컴(26)은 잉글랜드의 자존심을 회복시켜 줄 쌍두마차다.

오언은 유럽 스타일인 4-4-2 시스템을 쓰는 잉글랜드의 투톱 자리에 포진, 에밀 헤스키(23·리버풀)와 발을 맞춘다.

공격형 미드필더 베컴은 잉글랜드의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한다. 오른쪽에서 중앙까지 활동무대가 넓고 상대 팀들에게 공포감을 줄 정도로 정확한 프리킥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잉글랜드는 오언과 베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이들이 상대 수비로부터 집중 마크를 받을 경우 공격의 파괴력이 떨어지는 단점을 안고 있다.

수비진은 거칠면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장신의 리오 퍼디넌드와 솔 캠벨, 애쉴리 콜, 게리 네빌 등으로 짜여지는 포백은 제공권 장악력이 뛰어나고 상대의 개인 돌파에도 쉽게 뚫리지 않는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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