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에 대한 일본 엔화가치가 130엔대에 진입하는 등 이번주 들어 엔화의 날개없는 추락이 계속되고 있다.
엔화의 미국 달러화 대비 환율은 25일 도쿄 외환 시장에서 한 때 130.95엔에 거래된데 이어 26일 오전에는 131엔까지 상승했다. 이는 지난 1998년 10월 이후 3년 2개월만의 일이다.
최근 가속화되고 있는 이같은 엔저현상은 다분히 엔저를 방관하고 있는 일본 경제당국의 '전략'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엔저 하락 배경=일본 경제당국은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엔저를 '방관'하고 있는 형국이다. 여기에 일본 경제에 대한 불투명한 전망이 겹치면서 엔저 현상은 심화하고 있다.
물론 최근 중견 아오키(靑山)건설의 도산과 국내총생산의 2분기 연속 마이너스성장 등 엔화 약세를 가져온 요인이 있었지만, 근본적으로 경제당국의 자세가 엔저를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제당국은 엔저가 계속되면 수출 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의 수지가 개선되고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인해 디플레이션이 극복될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따라서 경제 당국의 태도는 엔저 방관을 넘어 엔저 유도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재무관이 지난 10일 "최근 엔저는 경제의 기초 조건으로 보아 지나친 엔고가 수정되는 과정일 뿐"이라고 한 발언을 신호탄으로 엔저가 가속화하고 있는 점은 이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엔저 전망=시장에서는 "일본 통화당국의 엔저 용인 자세가 변하지 않는 한 엔화 약세는 계속된다"고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금까지는 엔화가치가 해외시장의 흐름에 의해 결정된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최근에는 일본이 직접 나서 엔화 매도를 주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 주요국들이 엔저를 용인하는 자세도 엔화 가치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엔화가치가 달러당 135엔, 심하면 달러당 140엔선까지도 떨어질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지난 1998년 금융위기가 한창일 당시 엔화가치가 달러당 148엔선까지 떨어졌던 점을 들어 이번에도 경제당국이 그같은 수준까지 엔저를 유도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기도 하다.
엔저 가속화와 관련, 일본의 수출기업은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그러나 기업들이 해외에 현지 생산시설을 늘리고 있는 현상을 감안할 때 그 효과는 미지수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