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전쟁과 폭력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그 극복 방안에 관하여 논술하라'는 일상적이고 상식적인 내용의 문제. 그러나 반드시 예시문을 논거로 논술하게 함으로써 주어진 자료를 이해하고, 요약.활용하는 능력에 따라 점수 차이가 생기게 하였다.
예시자료는 에드워드 윌슨의 '인간의 본성에 대하여',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 장 쟈크 루소의 '사회계약론', 마리아 비노프스카의 '막시밀리안 콜베'에서 발췌한 것들. 수험생들이 이를 활용해 전쟁과 폭력의 원인이 친족과 동료들에 대한 개인의 비합리적으로 과장된 충성심, 즉 자민족 중심주의에 기인한다는 것과 폭력에 대한 대응 방법으로서의 폭력은 보복적 폭력의 악순환을 일으킨다는 것을 밝히도록 했다.
또 그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바람직한 방법으로써 상호 합의와 희생적 사랑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분명하게 피력해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고려대='합리성이 갖는 특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현대 사회의 합리성에 대하여 비판적으로 논술하라'는 문제. 예시문을 읽으며 현대사회의 효율성이 언제나 바람직한 것인가, 효율성의 추구는 어떤 합리성에 의해 이뤄지는가를 파악하고 현대사회에 나타나고 있는 합리성에 대한 비판적 논의를 하도록 했다.
현대 사회는 주어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최소의 비용과 최대의 효과를 추구하는 효율성의 사회다. 현대 관료제의 특성에서 나타나는 것과 같은 표준화, 관리화, 계층화, 통제화, 계량화 등의 효율성은 현대 사회 발전의 원동력이기는 하지만 그것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근본 가치나 목적의식을 상실할 때 심각한 사회적 비효율을 초래하게 된다.
수험생들은 고등학교 '사회문화 교과서', 위르겐 하버마스의 '담론 윤리의 해명', 조지 리치의 '맥도널드 그리고 맥도널드화' 등에서 발췌한 예시문을 읽고 맥도널도화하고 있는 현대 사회의 특성이 어떤 긍정적,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가를 고려하며 익숙한 생활양식에 대해 비판적으로 사고해야 답안 작성이 쉬웠다.
▨연세대=인문계의 경우 '한가지 사건도 다양한 시각에서 해석할 수 있다는 사실에 근거해 현재 우리 사회를 분석하라'는 문제. 언어의 한계와 불충분성을 주장한 카프라의 '현대 물리학과 동양사상'과 영웅 중심 역사를 비판한 브레히트의 '어느 책 읽는 노동자의 의문'을 읽고 두 글을 참고하여 진수의 '삼국지'중 '위지 무제기'와 나관중의 '삼국지연의'의 차이점을 분석하고 그 사회.문화적 의미를 현재와 관련지어 논술하도록 했다.
자연계에서는 이인영의 '일본인이 약탈한 서적의 반환을 요구한다'와 미국의 사회학자 제레미 리프킨의 '바이오테크 시대'에서 발췌한 예시문을 제시한 뒤 '사회의 변화에 따라 지식과 문화가 특정한 개인이나 집단에 귀속되는 현상에 대해 구체적 사례를 들어 논술하라'는 문제가 출제됐다.
▨기타 대학=이화여대는 '동물도 생명체로서 인간과 동일한 가치를 지닌다'는 현대 미국 철학자 톰 레이건의 '동물옹호론'과 '이성적 존재인 인간은 동물과 다르다'는 칸트의 '추측해본 인류역사의 기원' 중 일부를 보여주고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 할 인간과 동물의 바람직한 관계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라'고 물었다.
성균관대는 경제발전에서 문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날로 증가하고 있는 현실에 초점을 두고 문화와 관련된 경제적 현상을 다룬 글을 제시문으로 채택, 한국의 상황을 논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제레미 리프킨의 'The Age of Access', 프란시스 후쿠야마의 '트러스트' 등에서 3개의 제시문이 출제됐고 이와 함께 미국, 중국, 프랑스 등 다른 나라와 비교한 '주당 평균근로시간' 등 4개의 통계표가 나왔다.
한양대는 최근 출판된 김용석과 이승환의 대담집 '서양과 동양이 127일간 e메일을 주고받다'와 안산 외국인 노동자센터의 외국인 노동자 실태보고서,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에서 예시문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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