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 전시회 썰렁

입력 2001-12-26 12:54:00

"설마 설마했는데 이정도일 줄이야..."

개관 10주년 기념으로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 전시회를 열고 있는 신라갤러리(053-422-1628)에는 관객들이 몰려들기는 커녕, 하루종일 썰렁한 모습이다. 찾아오는 관람객의 수가 너무나 적기 때문이다. 하루에 입장하는 관객은 고작 10여명.

힘들게 좋은 전시회를 열었지만, 정작 이를 봐줄 사람이 없다는게 대구 미술계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화랑관계자는 "대구에서 몇년만에 한번 열릴까 말까한 괜찮은 전시회인데도 봐주는 사람이 없다"면서 "시민들의 문화의식을 반영하는 현상이 아니겠는가"고 하소연했다.

사실 이번 전시회에 나오는 '스위스 시계' '전자달' '아기 부처' 등 몇몇 설치작품은 국내에서 처음 공개되거나 올해 제작된 신작으로 백남준씨의 진수를 살필수 있는 수작으로 꼽힌다. 또 입체설치물 10여점 외에 백남준의 폭넓은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판화, 캔버스 작업 등도 전시됐다. 게다가 백남준(69)씨가 와병으로 작업을 거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열리는 전시회인 만큼,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

신라갤러리는 백남준전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일반 전시회 비용 수십배에 달하는 1억5천만원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광호 대표는 "내년 1월 20일까지 전시 기간으로 잡고 있는 만큼 날씨가 풀리면 많은 관객들이 찾을 것으로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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