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공작선으로 보이는 괴선박이 일본 남서쪽 영해를 침범, 도주하다 일본자위대의 공격을 받고 침몰한 사건은 김정일이 정권유지를 위한 '긴장과 대화의 줄타기'라는 정책의 이중성을 다시금 드러낸 사건이다. 특히 햇볕정책의 남·오용으로 일관해온 우리로서는 이제 '햇볕은 햇볕이고 안보는 안보'라는 차원에서 대북관계의 옷고름을 더욱 추스려야 할 때임을 따끔히 경고해주는 중대사건이다.
괴선박에 장어(長漁)3705라는 문구가 새겨져있어 북한측의 선박임을 짐작하고 있었을 일본이 동중국해상까지 따라가 침몰시킨 것은 지난 99년 영해를 침범한 북한괴선박을 공격하지 않은채 놓쳤을 때와 자위대까지 아프간전쟁에 파견한 지금의 국제역학관계에 엄청난 변화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을 각오하고서 보여주고 있는 최근 일본의 국익우선, 안보우선의 대외정책또한 북·일 관계정상화에 매달려 북한측의 '시험'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강공드라이브로의 정책선회를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도 남북관계의 현주소와 육·해·공 3면의 국방태세를 재점검해볼 시점임을 거듭 지적코자 한다.
96년 동해안 잠수정침범은 햇볕정책 이전의 소행이라쳐도, 그 이후 북한은 99년9월 서해북방한계선(NLL)의 일방적 선언과 함께 작년 한해동안 10여차례나 서해안을 침범했다. 북한상선 청진2호가 제주해협을 침범했을 땐 6·15남북정상회담의 결정사항이라고 어거지를 썼으며, 지난달 27일엔 파주 DMZ에서 아군초소에 총격을 가하고도 아무 말이 없다. 이런 북한을 상대로 지금 우리는, 우리정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 '6·15선언'이후 지금껏 북한은 식량·비료·약품 할 것 없이 받을 것 다 받아 먹으면서 계속 우리를 시험하고 있고, DJ의 햇볕은 계속 오른뺨을 때리면 왼뺨을 내주고 있다. 금강산에 매달려, 김정일답방에 매달려 줄생각, 눈치볼 생각만 해서야 될 일인가. 원칙없는 대화의 빗장만 만지지말고 우리의 안보(安保) 대책부터 서두르자. 고물미사일을 이불삼아 잠을 청하고 있는 딱한 국민들을 생각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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