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게임 사기 '백태'

입력 2001-12-24 12:20:00

중소도시는 물론 농촌지역에 이르기까지 인터넷 게임 사기 등 사이버 범죄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같은 범죄를 저지르는 범인들 대다수가 중.고생들이어서 10대 청소년 전과자들이 양산되고 있는 셈이다.

구미지역의 경우 올 한해동안 500여건의 사이버 범죄가 신고돼 모두 10명이 구속되고 17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범죄발생 건수에 비해 처리율이 낮아 경찰의 컴퓨터 관련 전문 인력부족 등으로 고도화, 지능화된 범죄기술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음이 반증되고 있다.

이들은 주로 인터넷 게임을 벌이면서 게임상의 무기인 아이템을 판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뒤 남의 명의로 개설한 통장으로 돈을 입금시키도록 하고 이를 가로채는 수법을 사용하는 등 백태(百態)양상을 보이고 있다.

▲인터넷 게임중독 증후군=중학교를 중퇴한 박모(14)군. 박군은 지난 7월 게임상 아이템을 판다고 속이고 주운 남의 신용카드를 이용해 모두 31회에 걸쳐 410만원을 가로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당시 생일이 8월인 박군은 형사미성년자(만13세)라는 이유로 구속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게임중독에 빠진 박군은 형사미성년 연령기준이 넘은 지난 20일 또다시 유사범행을 저질러 이번에는 구속됐다.

▲형제는 용감했다=김모(17)군은 또래 2명과 함께 인터넷 게임 사기혐의로 지난5일 경찰에 붙잡혔다. 김군 등은 모두 조모(24.아산시)씨 등 게이머 42명으로부터 710만원에 달하는 사기행각을 벌였다. 경찰조사에서 김군은 동생에게 범행수법을 배워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김군의 동생(14)은 지난 8월 이같은 혐의로 검거돼 보호관찰처분을 받은바 있다.

▲범행 발각되자 투신까지=중학교 3학년인 최모(14)군은 지난 4월 게임상에서 반모(29.서울)씨에게 아이템을 팔기로 하고 24만원을 챙겼다가 경찰에 발각됐다. 그러나 피해자가 끝내 합의를 해주지 않고, 부모에게 심한 꾸중까지 듣자 고민에 빠져 며칠동안 학교에도 가지 않았다. 견디지 못한 최군은 3층 상가건물에서 뛰어내려 전치 3개월이상의 중상을 입기도 했다.

▲피해자 대부분은 어른들=김모(39.구미)씨는 군대를 제대하고 PC방을 차렸다. 김씨는 PC방을 경영하면서 자연스레 게임에 중독돼 갔다. 지난 6월 자신의 ID를 해킹해 400만원 상당(사이버 머니를 훔쳐갔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는『게임상의 사이버머니가 곧 현금으로 게이머들 사이에 매매가 공공연하다』며『또 피해자들 상당수가 성인』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구미경찰서 윤외출 수사과장은『최근들어 10대 청소년들의 인터넷 게임을 이용한 금전 갈취, 음란물 유통, 성매매, 관공서나 기업체 전산망 해킹 등 사이버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며『학교 교과과정에 인터넷 윤리교육 도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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