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새 경제 선동구호인 '라남의 봉화'가 연말 북한 전역을 달구고 있다.북한 언론매체들은 최근 '라남의 봉화'와 관련한 보도와 특집프로를 방영한 데 이어 노동당을 비롯해 내각의 성(省), 위원회와 공장.기업소 등 각계의 '반향'과 인터뷰 등을 잇따라 내보내며 이 구호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와 역동적인 분위기를 한껏 부각시켜 나가고 있다.
'라남의 봉화'는 김정일 위원장이 지난 8월 러시아를 방문한 후 귀로에 라남탄광기계연합기업소(함북 청진)를 방문한 것을 계기로 이곳 노동자들이 발휘했다는 혁명적 군인정신과 결사관철의 정신을 본받자는 새로운 경제부흥 슬로건이다.
'라남의 봉화' 열풍은 북한 곳곳에서 궐기모임을 갖는 것을 비롯해 간부 및 책임일꾼들의 현장체험, 포스터 제작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궐기모임은 라남탄광기계연합소에서 지난달 23일 최초로 개최된 이후 각지 공장.기업소, 협동농장으로 요원의 불길처럼 번지고 있다. 북한 최대의 종합야금 생산기지인 김책제철연합기업소를 비롯해 무산광산연합기업소, 룡성기계연합기업소, 동평양화력발전소, 은률광산 등 50여곳에서 궐기모임이 열렸다.
또 각 도, 시.군 연합기업소 당 책임일꾼들을 현장체험케하고, 홍성남 내각 총리를 비롯한 국가기관 간부들의 기업소를 방문해 결의를 다지는 모습을 매스컴을 통해 보도하는 등 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이와 함께 '라남의 봉화' 정신을 주제로 한 작품창작을 위해 시인과 작가들이 앞다퉈 라남 지역으로 내려가 작품을 창작하며 경제선동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만수대창작사, 중앙미술창작사, 평양미술대학 등 예술단체는 '라남의 봉화'의 포스터를 제작, 보급하고 있다.
북한이 이같이 '라남의 봉화' 캠페인의 강도를 높이는 이유는 김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전주민의 일체감을 굳히는 동시에 올해의 경제적 성과를 최대한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것. 북한은 이를 바탕으로 내년의 김일성 주석의 90회, 김 위원장 60회 생일을 계기로 경제부흥의 '일대도약'의 전기로 삼아 나가려는 데 보다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1950년대 후반 실시한 적이 있는 마오쩌둥의 급진적 경제부흥운동인 '대약진 운동'과 같은 경제슬로건을 내걸고 '봉화'라는 명칭을 1998년부터 붙이고 있다.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를 계기로 1998년 3월 성진제강연합소(함북 김책시)의 '성강의 봉화', 지난해 2월 낙원기계연합기업소(평북 신의주시)의 '낙원의 봉화'를 경제 슬로건으로 제시해 캠페인을 벌여왔다.
통일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의 3개 경제 슬로건은 모두 금속.기계공업 공장을 시작으로 동.서 공업지역을 교차하면서 공업 발전의 거점 도시화를 꾀하고 있다"며 "자력갱생에 중점을 뒀던 종전에 비해 이번 '라남의 봉화' 슬로건은 기술혁신을 추가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평가했다. 최재수기자 bio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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