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곽지 학교 푸대접 학부모 반발

입력 2001-12-21 12:43:00

대구 칠곡지역 중학교 학부모들과 북구청이 내년 3월 북구 국우동에 개교하는 운암고에 일반계고 근무 경력이 많은 교사들을 수성구나 일부 전통 있는 고교와 공평하게 배정해 달라고 공식 요구하고 나서 향후 교원 인사 결과가 주목된다.

칠곡의 6개 중학교 학부모 대표와 이명규 북구청장은 최근 신상철 대구시 교육감을 방문해 그동안 전보나 신규 임용, 전보 유예 등 교원 인사에서 공공연하게 빚어져온 신설 고교와 외곽지 고교에 대한 차별을 없애달라고 요구했다.

이는 그동안 시교육청의 고교 교원 인사가 경북고, 경북여고, 대구고, 대구여고 등 일부 고교 위주로 계속되면서 외곽지나 신설 학교가 상대적으로 교사들로부터 기피당해 학생, 학부모의 불만이 팽배해진데 따른 반발로 풀이된다.

실제로 시교육청은 최근 수년 동안의 교원인사에서 수성구나 전통 있는 고교에는 일반계 출신 교사 전입 비율을 70~80%로 유지한 반면 신설 학교나 외곽지 학교에는 실업계고나 중학교 출신 교사를 50%이상 배정하는 파행 인사를 계속해왔다.

또 노부모 봉양, 교기 지도 등을 위해 정원의 5% 이내에서 시행하는 전보 유예 제도 역시 특정 학교의 중요 과목이나 진학지도 경력 교사 중심으로 남용된다는 비판이 많았다.

김문향 운암중 학부모회장은 "고교 진학을 앞둔 칠곡의 중3 학부모 가운데 상당수가 수성구로 위장전입하거나 아예 이사를 갔다"면서 "칠곡 지역 발전과 초.중.고 활성화를 위해서도 운암고 교원 배정 문제는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상철 교육감은 "내년 인사부터 이같은 관행을 폐지하고 지역에 관계없이 고르게 경력 교사들이 배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운암고의 경우 교장과 교감을 공모하는 등 여러 방법을 강구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내년에는 고교 학급당 인원 감축에 따라 300개 이상의 학급이 증설돼 일반계고 경력 교사 수요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이들을 많이 배정받거나 전보 유예를 최대화하려는 학교 단위의 로비가 치열할 것으로 교육계에서는 우려하고 있다.

전교조 국.공립위원회 관계자는 "외곽지 고교나 신설 학교의 경우 3학년 담임 경력이 있는 교사가 손에 꼽을 정도여서 갈수록 학생, 학부모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면서 "왜곡된 인사 관행을 없애고 공정한 인사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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