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현금탈취 문제점

입력 2001-12-20 00:00:00

지난 18일 오후 경주도심에서 발생한 2인조 조흥은행 현금 수송내 현금 탈취사건은 강력사건이 많이 터지는 연말임에도 불구, 치안과 현금수송의 허술함을 그대로 드러냈다.

더구나 경찰이 지난 15일 경주지역 금융기관 보안책임자 40여명을 모아 대구의 은행강도 사건과 과거 경주에서 일어난 오토바이 현금 날치기 사건 등을 예로 들며 현금 수송시 필요하면 순찰차를 활용토록 교육했음에도 불구, 사건이 터져 안전불감증을 드러냈다.

전문 절도단의 범행으로 보고 있는 경찰은 사건발생 5분만에 경찰병력을 동원, 검문검색과 범인추적에 나섰지만 사건발생 3일이 지나도록 용의자는 물론 사건해결의 뚜렷한 단서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범인들이 은행에서 현금을 항상 차량 트렁크에 싣고 수송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은행 출장소 직원의 자가용 엘란트라 승용차 열쇠까지 사전에 준비, 범행에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건당일 신호 대기 중인 차량 뒤에 오토바이를 탄 2명의 범인 중 1명이 순간적으로 트렁크 문을 열어 푸른색 가방에 든 돈뭉치를 빼앗아 반대편 차선으로 달아난 것이 그 단적인 예.

트렁크 문이 '덜컹'하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차에 탔던 여직원 김모(40)씨가 즉시 청경 이모(36)씨에게 알렸고 운전하던 직원 남모(34) 대리와 청경 이씨는 함께 차에서 내려 추적했지만 범인들은 큰 도로를 벗어나 동산병원 뒷골목으로 유유히 사라졌다.

특히 범인이 사용한 열쇠는 트렁크 문만 열 수 있고 차문에는 사용할 수 없는 것으로 밝혀져 차량 뒷 트렁크에 귀중품을 싣고 다니는 것은 위험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 주었다.

또 사건발생 지점이 경찰서와 가깝고 주변에도 소방서와 법원 및 검찰등 행정기관이 밀집돼 있음에도 아랑곳없이 대낮 탈취사건이 일어나 경찰의 연말 방범비상 경계령을 무색케 하고 있다.

이번 사건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자 경주경찰서 김찬해 형사계장은 "3천여만원 정도면 차안에도 충분히 실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은행측이 허술하게 수송하다 사건이 발생했다"며 은행측을 원망하기도 했다.

경주.박준현기자 jh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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