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일씨 전달 돈상자' 일파만파

입력 2001-12-19 12:14:00

박정훈 전 민주당 의원의 부인인 김재옥씨가 김대중 대통령의 장남인 민주당 김홍일 의원에게 거액의 돈상자를 전달했다는 주장이 정치권에 엄청난 파장을 낳고 있다.

김 의원은 즉각 "김재옥씨가 뭔가 크게 착각하고 과장이 좀 있는 것 같다"고 부인했으나 한나라당은 "'조폭과의 관계'와 '검찰간부 돈봉투 살포의혹'에 휩싸인 김 의원은 국민앞에 모든 진실을 밝혀라"며 목소리를 높혔다.

김 의원은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지자 "답답하고 이해하기 어렵다"며 "김재옥씨의 주장을 봐도 돈이 얼마인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는지도 명확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폭로 당사자인 김씨는 전날에 이어 19일에도 모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밤중에 (대우직원) 몇 사람이 사과상자에 돈을 담아오면 건너편 아파트에 살던 김 의원이 가져갔다"며 "돈 냄새가 진동했다. 신권은 휘발유 냄새, 구권은 퀘퀘한 냄새가 나는데 거의 구권인 것 같았다"며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김씨는 또 "지금 이것은 빙산의 일각이다. 2탄, 3탄이 준비돼 있다. 이것은 그냥 인사로 한 거다"라며 추가 폭로의 뜻도 밝혔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은 "하루가 멀다하고 대통령 가족들이 번갈아 가며 국민을 절망시키고 있다"며 "김 의원이 신년초 미국으로 출국한다는데 그전에 자신과 관련한 숱한 의혹을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광근 수석부대변인은 "박 전 의원이 23억원을 14대 전국구 공천헌금으로 냈다고 밝혔다"면서 "14대 당시 민주당 전국구 당선자가 22번까지였고 박 전 의원은 14번으로 당선됐으니 전국구 공천헌금 또한 가히 천문학적임을 짐작할 수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자 민주당은 "대통령을 비롯한 그 어떤 권력자의 가족도 치외법권을 누릴 수 없다"면서도 "야당이 대통령 가족에 대한 터무니없는 음해공세를 중단하지 않으면 우리도 중대한 결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회창 총재 가족에 대한 공격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낙연 대변인은 19일 "'국세청 차장이 국민의 세금을 이 총재의 대통령 선거자금으로 빼돌린 세풍사건과 안기부 예산을 총선자금으로 유용한 사건의 수사가 답보상태에 빠져 이런 국기문란사건의 책임자를 충분히 문책하지 못한 것은 검찰의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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