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는 술모임이 잦기 마련이다. 모임에 참석하면 싫든 좋든 술 몇 잔을 하게 되고 만취해 그 다음날 업무에 지장을 가져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 저녁에 마신 술이 그 다음날에도 깨지 않고 취해 있는 상태로 머리가 아프고 속이 거북하거나 정신이 맑지 않는 것을 숙취라고 한다.
술을 유난히 즐기는 사람들이 있는데 체질별로 보면 대체로 태음인들이 두주불사형이 많다. 이들은 선천적으로 간 해독기능이 뛰어 나고 체형도 거구가 많다. 그에 반해 소양인들은 속열이 많기 때문에 원래는 술을 조금만 먹어도 얼굴에 열이 올라 붉게 돼 술을 잘 못먹는다. 그러나 소양인들은 붙임성이 좋고 여러 사람들과 대화를 즐기는 편이라 술자리를 특히 좋아한다. 두 체질 모두 장(腸) 기능은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어서 술 먹은 다음 날 설사를 잘 한다.
한의학에서는 주독에는 갈화해성탕(葛花解醒湯)을 처방한다. 술을 많이 마셔 토하고 설사를 자주하면 대금음자(對金飮子)도 쓴다. 이들 처방은 만성 알코올중독증의 치료에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
단방으로 인삼, 칡뿌리 혹은 칡꽃이 좋다. 칡뿌리(葛根), 칡꽃(葛花)은 한방에서 주독(酒毒)으로 인한 병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인삼, 갈근, 갈화 등을 달일 때는 생강 대추를 함께 넣는 것이 좋은데, 속이 냉한 사람은 생강 대신 속을 데우는 작용이 강한 고량강(高良薑)을 넣으면 더욱 효과가 좋다.
우리가 흔히 구할 수 있는 부추도 주독을 푸는데 좋다. 부추는 자양효과가 뚜렷하다고 해서 '기양초'라고도 불리며 저절로 잘 자라는 강한 생명력이 있으며 식욕증진, 소염, 항균, 해열작용까지 한다. 부추는 '간의 채소'라고도 불리며 이는 간장 기능을 강화하는 채소라는 말로 동의보감에는 간에만 좋은 것이 아니라 신장병에도 좋다고 기술돼 있다. 술 먹은 다음날 배가 살살 자주 아프고 설사가 잦을 때, 부추죽을 쑤어서 먹으면 좋다. 장이 항상 차갑고 배에서 자주 부글 부글 끓는 소리가 나는 사람은 부추에 식초를 타서 살짝 끓인 물을 마시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방재선(대구시한의사회 홍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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