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제 19회) 6월 전국연극제에서 대구 극단 연인무대의 '돼지사냥'(연출 한전기)이 대상을 받은 것이 지역 연극계 최대의 쾌거라는데 이론이 없었다.
대구시립극단 제3기 연극학교에 참석하면서 연극 공연 관람이라면 서울까지의 나들이도 불사하는 관객대표 대구서부고등학교 교사 박춘식씨를 비롯, 선정자 다섯사람 모두의 의견이 일치했다. 당시 극단대표이자 연출을 맡은 한전기씨는 연출상을 받았고, 돼지사냥에서 파출소장역을 맡은 이성민씨는 연기상을 수상했었다.
이필동씨는 "전국연극제에서 대구 출품작이 대상을 받기는 95년 인천에서 열린 제 13회 대회에서 극단 달구벌(뜨거운 땅)이 수상한데 이어 6년만에 거둔 경사"라면서 "특히지난 13회 대회때는 대구 지역 각 극단이 연합해 한 작품을 올렸지만 이번 출품작은 오롯이 단일 극단이 일궈낸 성과란 점에서 더욱 값지다"고 했다. 박재완씨는 "상받은 것도 중요하지만이것이 침체된 지역 연극계의 활력소가 될 것"이란 점에서 높게 평가했고, 박현순.박춘식.최현묵씨도 "열악한 여건을 극복하고 대구연극계 위상이 제고돼 재도약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2위로는 3박(朴)이 꼽은 전국 청소년연극제에서의 대구동부여고 3위 수상. 지난 11월5일 제5회 전국청소년 연극제에 대구 대표로 출전한 대구 동부여고가 '소리없는 만가'로 우수상과 우수연기상(정비나 양)을 받은 것을 평가했다. 경북대표로 출전한 청도 모계고의 정진혁군도 우수연기상을 수상했다. 전국청소년연극제에서 대구.경북 지역 출전학교가 받은상으론 지금껏 최상급으로 미래 지역 연극계에 대한 기대를 갖게 만들었다.
반면 이필동.최현묵씨는 올 초에 있은 '대구연극협회장 및 임원 교체'를 두번째 이벤트로 들었다. 이들은 "지난번 채치민 회장 및 임원의 공과는 차치하고 어떻든 젊은사람들 위주의 새로운 임원으로 구성된 '뉴라운드'가 출범했다는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이유를 들었다.
3, 4, 5위의 경우는 선정자들간에 다소 이견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 10월 15일의 원로연극인 박상근씨 타계 및 9월20일의 대구시립극단 감독 사퇴건은 예외없이 거론되어진 주요 이벤트였다. 고 박상근 선생은 40년간 대구연극계에서 꾸준한 창작활동을 해 오며 '시집가는 날', '비내리는 고모령' 등 100여편의 작품에 출연하거나 연출하는 등 연극인구의 저변확대와 연극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금복문화상, 대구문화상 등을 수상키도 한 지역 연극계의 산 증인이었다. 지역연극인들은 제 11회 목련연극제(5~30일)를 박상근 선생 추모연극제로 진행, 지역연극발전에 전념한 고인을 기리고 있다.
대구시향 상임지휘자, 대구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 등과 함께 계약만료로 물러난 이영규 총감독의 퇴진은 연극계의 또 다른 주요 이슈였다. 이 감독의 후임은 조만간채워질 전망.
한편 이필동씨와 최현묵씨, 박재완씨 등은 야외공연활성화와 지난 5월 발생한 대구연극협회의 신임투표 소동, 배타적인 지역 연극 풍토 등을 3위와 5위 이벤트로 꼽아 이채로웠다. 이필동씨는 "이상원씨가 연출해 두류공원 야외 음악당에서 공연한 '맹진사댁 경사', 극단 온누리의 '동물농장' 등 야외공연이 활성화된 점은 시민들을 배려, 찾아가는연극 차원에서 평가할 만하다"고 했다. 시립극단도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을 떠나 '타이피스트'를 영남대 박물관에 올리며 찾아가는 연극에 시동을 걸기도 했다. 최현묵씨는 "연극협회가 어떻든 구설수에 휘말려 신임투표에까지 이른 것은 재신임이란 결과와는 상관없이 되새겨 봐야 할 일"이라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대학이 있는 고령에 머물고 있는 박재완씨는 "'상화와 상화'를 연출해 시민회관에 올렸더니 너무 관객이 적게 와 대구와 경북간임에도 홀대받는 느낌이었다"고 서운함을 토로하며 배타적 지역연극계를5위로 뽑았다.
배홍락기자 bhr222@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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