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대학 정시모집 6천명 증가,수능성적 하락, 수시합격자 대거 탈락

입력 2001-12-05 12:25:00

수시모집 잠정 합격자들이 수능성적 하락으로 최종 단계에서 대거 탈락하고 최종 합격자 중에서도 복수 합격으로 인한 등록 포기자가 적잖아 대구.경북지역 대학 정시모집 인원은 당초 계획보다 6천명 가량 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4일 최종합격자를 발표한 경북대 경우 모집인원 921명에 합격자는 571명에 불과했다. 1차 합격자 발표 때 모집정원에 들고도 수능자격 미달로 불합격한 수험생이 175명에 이르렀으며, 특히 공대에선 130명 정원에 합격자가 48명 뿐이었다. 이는 모의고사 성적을 기준해 수시모집에 지원했던 수험생 중 상당수가 실제 수능에서 성적이 떨어져 대학별 자격기준에 미달됐기 때문이다.

영남대도 수시 모집인원 2천425명 중 합격자는 1천953명에 그쳤다. 특히 수능성적만으로 선발하는 일반전형의 경우 7천475명이 지원했으나 대부분 자격기준인 3~4등급에 미달돼 합격자가 1천211명에 불과했다.

또 수능 1등급생만을 뽑는 연합전공(차이나 비스니스, i비즈니스)의 경우 63명 모집에 235명이 지원했지만 최종 합격자는 7명 뿐이었다. 영남대 관계자는 "수능 난이도 조절 실패로 인해 자격기준에 미달한 수험생들이 대거 떨어졌다"며, "연합전공 지원자 중 3%만 합격한 것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은 수도권 대학들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나, 논술.면접.학생부 성적 등을 기준으로 해서 예비 선발된 수험생들이 대학별로 10~40% 가량 불합격 처리됐다. 서울대에선 2단계 합격자 1천156명 중 12.5%인 144명이 자격기준에 못미쳐 탈락했고, 서강대는 1차 합격자 중 107명을 불합격시켰다. 성균관대·한국외국어대·이화여대 등도 예비합격자 중 평균 30%에 이르는 200~400명을 수능 자격기준 미달로 불합격 처리했다.

이런 가운데 오는 8일 마감될 수시모집 합격자 등록 때도 상당수 복수 합격자들이 등록을 포기할 수밖에 없고, 수능성적을 수시모집 때 전형 자료로 삼지 않았던 대학들에서도 정시 모집인원 증가 등으로 합격자의 대거 이탈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지역대 한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숫자가 적은 상위권 합격자들이 복수합격으로 수도권으로 이동하거나 정시에서의 상향 지원을 위해 대거 미등록할 것"이라며, "대학마다 '수시합격자 중 절반만 건져도 성공'이라는 말이 나돌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때문에 지역 대학들에선 정시모집 정원이 각각 500~1천명 당초보다 증가할 것이라고 이들은 예상했다.

김수용기자 ks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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