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VIP 고객을 잡아라"

입력 2001-12-04 00:00:00

'VIP 고객을 잡아라'.각 은행들이 마치 전쟁을 치르듯이 우량 고객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최근 외국계 은행인 씨티은행이 수도권 분당에서 우량 고객들을 싹쓸이 한 사실이 새롭게 알려지면서 시중은행들은 씨티은행 분당영업점을 벤치마킹하는 등 우수 고객 붙잡기 경쟁이 더욱 가속되고 있다.

전체 은행 고객 가운데 은행에 보탬이 되는 고객은 상위 20% 정도. 이 가운데서도 10% 정도가 은행 예금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러다보니 은행들은 초우량 VIP 고객을 다른 은행에 뺏기지 않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선발은행

지역에선 대구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이 VIP 우대 영업전략을 비교적 빨리 도입했다. 대구은행은 본점 및 죽전지점에 대규모 VIP클럽을 운용중이다. 매주 월요일 오전에는 자문변호사가, 수요일은 세무사 및 공인회계사가 상주하면서 상담해준다. 내년에는 범물.시지.칠곡.중앙로 등지에 호텔형 VIP클럽을 증설해 시중은행들의 접근을 사전 차단한다는 계획.

신한은행은 95년11월부터 대구지점에 대출.외환.저축을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특별코너를 마련하고 전문직원을 배치해 우대고객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5월 반월당에 호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VIP클럽을 만들어 은행관련 서비스를 모두 서비스 해주고 있다.

◇후발은행

최근 기업은행과 한미.서울은행이 가계대출 강화를 추진하면서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VIP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주택은행과 합병한 국민은행도 기존 소매금융 강화의 이점을 살리는 방향에서 지역 우량 고객들을 흡인한다는 전략. 김정태 국민은행장은 분당의 부유층 고객과 아파트 담보대출희망자들을 대거 유치한 씨티은행을 모델케이스로 삼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VIP 혜택

일반 고객들 틈에 섞여 차례를 기다리지 않고 전용룸에서 최상의 예우를 받으며 업무를 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혜택. 여기다 예금 및 대출 부문에서 우대를 받는다. 환전을 비롯한 각종 거래 때 수수료 부문에서 비용을 내지 않거나 최소한의 비용으로 은행을 이용할 수 있다.

자격을 갖춘 전문 금융상담사들이 재테크뿐만 아니라 세금, 법률 문제 등에 관한 자문을 하며 필요할 경우 은행이 위촉한 자문 변호사 및 세무사.공인회계사 등을 연결해주는 등 은행이 집사 역할을 해준다.

◇VIP고객이 되려면

은행마다 차이가 있으나 대략 예금 1억원 이상에 수익기여도가 있어야 한다. 요즘은 예금보다 대출과 신용카드를 많이 쓰면서도 연체를 하지 않는 사람이 더 우대를 받는다.

최정암기자 jeong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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