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한판 붙어보자

입력 2001-12-01 15:21:00

고등학교를 무대로 한 만화같은 학원 영화 '화산고(火山高)'와 '두사부일체(頭師父一體)' 두편이 일주일 거리로 흥행을 다툰다.

당초 14일을 개봉일로 잡았다가 세계 영화사상 최다액을 투입한 외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과의 정면대결을 피해 8일로 날짜를 바꿔 잡은 '화산고'는 절대지존을 가리기 위한 싸움이 정신없이 펼쳐지는 무협액션이다.

'두사부일체'는 '친구', '신라의 달밤', '조폭마누라', '달마야 놀자'의 맥을 잇는 조폭 코미디로 여전히 고등학교가 무대. 만화 '차카게 살자'를 본떴다며 원작자와의소송에 휘말렸으나 일단 기각되면서 홀가분해졌다.

◇화산고=무협지 세대를 겨냥한 기획영화인 '화산고'는 10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화산고가 무대. 분명 고등학교가 무대이지만 벌어지는 사건의 면면은 무협지를 연상케 한다. 절대지존을 가리는 싸움이 끊임없이 이어진다는 점도 그렇고 이들이 선보이는 액션 테크닉이 모두 무협지의 한 페이지에 등장할 만큼 현란하다는 점도 그렇다. 말하자면 화산고는 절대지존이 가려지지 않은 무림의 세계. 이곳에서 화산고 최고의 고수를 가리는 싸움이 시작된다. 무공의 고수들 사이에서는 전설처럼 전해지는 화산고에 어느 날 한명이 전학온다. 타고난 공력을 주체하지 못해 여덟번이나 퇴학을 맞은 김경수(장혁). 이 학교에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졸업만은 하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전교생이 고수인 화산고에서 그의 내공을 읽지 못할리가 만무하다. 전학 온 첫날부터 경수를 둘러싸고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는데 과연 경수는 화산고에 일기 시작한 격렬한 풍운속에서 무사히 졸업을 할 수 있을까?. '박봉곤 가출사건'의 김태균 감독작. 15세.

◇두사부일체='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과 같은 날 개봉돼 한판을 겨누는 '두사부일체'의 핵심은 음지의 조직폭력배가 양지의 고등학교로 진입한다는 설정에 있다. 그런 만큼 상반된 두 세계를 얼마나 매끄럽게 연결하느냐가 관건인 셈. 코미디 배우인 정웅인, 정운택이 처음 코믹연기에 도전하는 정준호를 보필, 새로운 코미디 명가 '정트리오'를 구축했다.어느날 갑자기 학교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하는 명동파 보스 계두식(정준호). 두목의 뜬금없는 선언에 대학출신의 오른팔 김상두(정웅인)와 단순무식한 왼팔 대가리(정운택)는 긴장하지만 두목의 본심을 알고 물심양면으로 돕는다. '두목과 아버지와 스승은 무조건 섬겨야 한다'는 원칙을 가진 계두식은 조용히 학교생활을 하려 하지만 환경이 그를 내버려두지 않는다. 학교의 비리를 목격한 계두식은 이제 학교를 접수하겠다고 선언한다. 개봉 즉시 승승장구하는 조폭영화의 올 마지막 주자인 이 영화도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윤제균 감독 데뷔작. 15세.

배홍락기자 bhr222@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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