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전 사회 알코올 중독 병취급도 않는다

입력 2001-12-01 14:00:00

ㅈ(35)씨는 구조조정으로 실직한 뒤부터 술에 의지해 살고 있다. 그는 술에 취하기만 하면 아내와 아이들을 때렸고 보다 못한 가족들이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하면 "내가 정신병자냐"며 칼부림할 정도로 난폭해졌다.

주부 ㄱ(38)씨는 수년전 사업에 실패한 남편과 그런 남편을 감싸기만 하는 시어머니와의 불화 때문에 입에 술을 대기 시작했다. 음주 횟수가 잦아지면서 그는 남편과 시어머니와 자주 다퉜고 그러는 사이 아이는 자폐증에 빠졌다.

IMF 경제파탄 이후 알코올 중독자들이 계속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알코올 중독자들이 심신의 황폐화는 물론 실직, 이혼 등에 의한 가정 해체, 국가적 생산성 저하 등의 사회 문제를 낳고 있지만 정확한 실태파악이나 상담기관 및 전문치료기관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당국은 가톨릭대 김용석 교수가 산정한 알코올중독자 표본조사(성인 인구의 4.2%)를 원용, 대구지역의 알코올 중독자를 7만3천여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대구시내 정신병원을 찾는 알코올중독자들도 증가, 대구의료원 경우 지난해 250여명에서 올해는 11월 현재 300여명으로 늘었다. 정신병동 입원환자의 알코올 중독자비율도 작년 40%에서 올해 50%로 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구지역 알코올 상담소는 지난해 문을 연 대구가톨릭알코올상담센터와 1일 개소한 대구의료원 알코올센터 등 2곳이 전부다.

또한 알코올 전문병동을 개설한 곳 또한 대구정신병원, 대구의료원, 영천마야병원 등 3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따라서 대다수 알코올 중독자들은 일반 정신병원의 정신병자들과 함께 수용돼 체계적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구가톨릭알코올상담센터 김영호 실장은 "알코올 중독자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가 급선무이며,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이들의 임시거주시설 및 직업훈련시설을 마련하는 등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현철기자 mohc@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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