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대응 국제사회 '미국 눈치보기' 한심

입력 2001-12-01 00:00:00

미증유의 대참사인 9.11 미국 테러사건과 이를 빌미로 한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등 오늘의 국제정세는 어린 시절 골목대장과 아이들 관계와 너무나 비슷하다. 미국이라는 골목대장이 골목 안 놀이터를 맘대로 휘젓고 다니면 다른 나라들은 그저 쥐어박히지나 않으면 다행이라며 골목대장 눈치 보기에 여념이 없다. 마치 아프가니스탄처럼 힘도 돈도 없는 집 아이는 골목대장의 기분에 따라 그저 쥐어박히기 마련이고 다른 아이들은 얻어맞는 아이들을 보면서 지레 겁먹고 골목대장 환심사기에 여념이 없듯이 국제 정세도 비슷하게 돌아간다. 잘 살고 교활하여 골목대장에게 환심을 사는 일본은 골목대장 미국의 묵인 아래 말을 잘 듣지 않는 다른 약한 아이를 괴롭히고 있는 형국이다.

우리도 행여 골목대장 미국의 눈에 벗어날까 두려워 환심사기에 정신이 없다. 미국 테러사건이 터지기가 무섭게 호들갑을 떨었다. 다리가 무너지고 삼풍 백화점이 내려앉아 국민 수백 명이 아까운 생명을 잃어도 조용히 있더니 골목대장 집에 불이 나자 '애도의 시간'까지 가졌다. 골목대장 미국이 아무리 무서워도 좀 더 의연하고 당당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정치하고 외교하는 '높은 분'들은 '골목 외교'에서 벗어나 현명한 국제외교 방안을 찾아보길 바란다.

정창호(칠곡군청 총무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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