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테러전쟁 탈레반 마지막 거점도시 포기-탈레반 칸다하르 철수 시작

입력 2001-11-17 00:00:00

라마단 첫날인 16일(현지시간) 미국과 반군 북부동맹의 공습과 지상공격으로 아프가니스탄 집권 탈레반은 사실상 정권 붕괴 상황에 놓였다.

궁지에 몰린 탈레반은 산악 게릴라전 준비를 위해 남부 거점 칸다하르 철수에 돌입했고 탈레반 최고 지도자 물라 모하메드 오마르의 현지 지휘권 이양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수세에 놓인 탈레반=탈레반은 칸다하르에서 퇴각함에 따라 접전 중인 북부 쿤두즈를 제외한 대도시 모두를 상실했고 남부의 몇몇 지방만을 차지하는 처지로 전락했다.

아프간 이슬람통신(AIP)에 따르면 오마르는 미국의 칸다하르 공습으로 인한 민간인 희생을 피하기 위해 철수를 명령했으며, 24시간 이내에 구(舊) 소련 침공 당시 활동한 남부 지역의 유명한 군 사령관 출신으로 탈레반 소속이 아닌 물라 나키불라와 하지 바셰르에게 칸다하르를 넘기기로 했다.

이와 관련 미 CNN방송은 오마르가 파슈툰족 부족 지도자들과 권략 이양을 협상 중인 것으로 현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오마르와 오사마 빈 라덴의 아프간 탈출설도 제기되고 있다. 이란의 마샤드 라디오 방송은 정통한 아프간 소식통을 인용, 두 사람이 도보로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부족이 장악하고 있는 파키스탄 남서부의 지역으로 탈출했다고 보도했다.

◇미, 북부동맹 라마단 첫날 파상공격=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16일 미 특수부대원이 아프간 지상전에 참여, 탈레반군을 사살하고 있다고 밝혔다.

럼즈펠드 장관은 또 이슬람 금식월인 라마단 기간에도 오사마 빈 라덴 색출작전을 포함한 압력을 계속 가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군 전투기들은 이날 16일 아프간 쿤두즈와 칸다하르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아프간 북부지역 중 유일하게 탈레반이 장악하고 있는 쿤두즈에서는 탈레반군 수 천명이 대포 100여 문과 탱크 60대로 무장한 채 미군 공습 지원 아래 공격해오는 북부동맹군과 맞서 싸웠다.

한편 럼즈펠드 장관은 탈레반 고위급 지도자들이 반군에 생포됐다고 밝히고, 미국 관리들이 이들을 신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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