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안심 초례봉은 어떤 산

입력 2001-11-09 14:29:00

초례봉(醮禮峰)을 아십니까. 대구시 동구 안심지역에 있는 초례봉이 떴다. 대구시 외곽의 무명산이었던 초례봉이 이처럼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지난달 TV 드라마 태조 왕건의 공산전투와 이를 계기로 한 주민들의 지역사랑 운동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후백제군의 포위망에서 벗어난 왕건이 바로 이 초례봉에 이르러서야 왕으로서의 위엄을 갖추고 산 정상에 올라 하늘에 제사를 올리고 남쪽 능성을 따라 하산했다는 속전을 십분 활용한 것.

안심과 반야월이란 지명도 이때 생긴 이름이란 것은 잘 알려진 사실. 초례봉은 해발 635.7m의 그리 높은 산은 아니지만 한번 올라본 사람은 예사롭지 않은 산임을 직감할 수 있는데다, 맑은 개울물과 폭포가 있고 아름드리 노송이 빼곡히 들어차 심산유곡에 못지않은 풍치를 지녔다는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대구대 이명식 교수(역사학)는 "태조 왕건과의 관련성을 뒷받침할 만한 사료가 남아있지는 않지만, 산이름이 '제사'와 '혼례'의 뜻을 지닌데다 '신방골'이란 골짜기까지 있어 '왕건이 여기서 제사를 지내고 혼례를 올렸다'는 이야기가 오래전부터 전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안심지역 주민들은 초례봉사랑모임(초사모)을 결성하고 전국 최대의 연근 주산지인 이곳에서 '제1회 연근축제 및 초례봉 시민 산행대회'를 열기에 이른 것. 초사모는 지난달 말경의 행사가 비 때문에 성황을 이루지 못하자 오는 11일 오전 10시 산행대회를 다시 열기로 하고 초례봉 알리기에 적극 나섰다.

초사모의 김채환 대표는 "맑은 계곡과 수림을 자랑하는 초례봉은 산행과 심신수련에 더없이 좋은 대구의 숨겨진 명산"이라며 왕건의 발자취를 감상할 수 있는 이번 산행대회에 시민들의 많은 동참을 당부했다. 053)964-6666.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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