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총재직 사퇴를 선언한 8일 오후 민주당 당무회의는 시종 침통하고 당혹한 분위기속에 회의장에 들어서는 쇄신파 인사와 동교동계 인사 모두 어두운 표정으로 발언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먼저 한광옥 대표가 "비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다소 울먹이는 목소리로 개회를 선언한데 이어 심재권 총재비서실장이 대통령 사퇴선언을 낭독했다.
사퇴선언이 낭독되는 동안 설훈 의원을 시작으로 정균환 총재특보단장과 김옥두.추미애 의원 등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한 대표는 "사퇴서를 받는 대표로서 침통하고 자책감이 든다"며 "대통령의 크고 충정어린 뜻을 받들어 여당으로서 흔들림 없이 국정개혁과 남북화해협력에 협조하고 국정개혁의 기관차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취재진이 배제된 가운데 속개된 당무회의에서는 전당대회 개최 시기와 지도부 구성 문제를 놓고 위원들간에 격론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동교동계 구파인 박양수 의원은 회의장에 들어서자 마자 "대통령 총재직 사퇴에 쇄신파도 책임이 있다"며 "쇄신파도 의원직 내놓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또 동교동계의 최재승 의원과 쇄신파인 신기남.천정배 의원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마주치자 서로 못본 것처럼 고개를 돌려 동교동계와 쇄신파간 감정의 골이 깊어졌음을 보여줬다.
이에 앞서 당무위원들은 회의 시작전 내분 사태의 추이에 대해 함께 우려를 표명했지만 당내 현안에 대해서는 계파간 이해관계에 따라 뚜렷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이인제 최고위원측의 박범진 전 의원은 "이제 큰 줄기의 하나인 쇄신은 어느정도 윤곽을 잡았으니 다른 하나인 대선후보 조기 가시화도 이뤄야 조화가 된다"며 이 위원의 입장을 대변했다.
쇄신파인 신기남 의원은 "권노갑 전 최고위원 문제도 순차적으로 정리되겠지"라고 기대감을 표시하면서 "오늘 저녁에도 쇄신연대 모임을 갖겠다"며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동교동계 구파인 김태랑 경남도지부장도 "그동안 참아왔으나 할말은 하겠다"고 별렀으며 한 60대 여성 부위원장은 "내가 평생 대통령 한분 보고 모셔왔는데 이런 꼴 보려고 정권 교체했느냐…배지들은 주렁주렁 달고 뭐하는 짓들이냐"며 울분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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