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 위기 산양, 울진 집단 서식

입력 2001-11-09 12:25:00

멸종위기에 처해 있는 천연기념물 217호 산양이 울진에 집단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돼 보호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한수렵협회 울진군지부는 "지난 3월부터 석달간 산간지에 대해 산양 개체수 및 생태 조사를 실시한 결과 20여 마리가 집단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8일 밝혔다. 협회 관계자는 "조사 기간이 짧아 정확한 숫자는 파악하기 어렵지만 응봉산.백암산.금장산 등에서 육안으로 확인한 마릿수만도 20여 마리에 이른다"고 전하고, "그러나 산양이 먹이를 먹은 흔적과 분비물 등으로 미뤄보면 실제 숫자는 그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 매일신문 취재팀의 면담 결과, 약초 채취꾼 이종진(북면)씨도 "북면 두천, 불영계곡, 응봉산 등에서 가끔씩 가족으로 보이는 2∼5마리가 무리를 지어 다니는 것을 가끔 봤다"고 했고, 온정면 청년회 강신만(35)씨는 "백암산 선싯골 등에서 산양을 본 적 있다"고 증언했다.

길이 115∼130cm, 무게 35kg, 뿔 길이 13cm 정도의 몸체를 가진 산양은 가파른 바위가 있거나 다른 동물이 접근하기 어려운 고산 산림지대에 서식하며, 포획으로 개체수가 갈수록 감소해 현재 전국적으로 겨우 200여 마리가 분포하는 멸종 위기종으로 알려져 있다. 주요 서식지는 설악산, 월악산(충북), 주흘산 등으로 보고되고 있으나 울진에서 생태 조사를 통해 집단 서식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립 환경연구원 유병호 과장은 "멸종 위기의 산양이 울진에 집단 서식한다는 사실 자체가 자연생태학적 차원에서 큰 의의를 갖는 것"이라고 했다. 또 수렵협회 이국재 울진지부장은 "울진에서도 산림 훼손 등으로 서식 조건이 갈수록 악화되는데다 지난 해 초 한 마리가 포획되는 등 밀렵이 성행, 보존 방안이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