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가능성 반...염려 반

입력 2001-11-09 00:00:00

한국축구가 고질적인 수비 불안을 드러내며 월드컵 첫 본선 진출팀인 세네갈의 벽을 넘지 못하고 무너졌으나 젊은 선수들의 무한한 잠재력을 확인하는 성과를 올렸다.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 개장 기념으로 열린 아프리카의 신흥 강호 세네갈과의 평가전에서 한국은 또다시 대인마크의 허점을 노출하며 전반 42분 선제골을 허용한 뒤 실점을 만회하지 못해 0대1로 패했다.

이로써 거스 히딩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A매치에서 7승3무5패를 기록한 한국은 월드컵 16강 진출이 쉽지 않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이동국을 꼭지점으로 이천수와 최태욱이 좌우를 번갈아 맡는 삼각편대를 가동한 한국은 미드필더 송종국, 김태영의 패스로 세네갈의 측면을 파고 들며 득점을 노렸지만 문전에서의마무리 패스가 수시로 끊겨 변변한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강한 압박을 가한 한국은 전반에만 6개의 코너킥을 따내는 등 공격의 주도권을 잡았지만 세트플레이의 정교함이 떨어져 작전에 의한 슈팅은 날리지 못했다.수비에서는 송종국이 가운데에 위치하고 최진철과 이민성이 상대 스트라이커 엘하지 디우프와 앙리 카마라를 잘 막아내 전반을 실점하지 않고 끝내는 듯 했다.

그러나 전반 41분께 송종국이 볼을 치고 나가 패스한 볼이 미드필드에서 끊겨 역습을 허용, 코너킥을 내주는 위기를 맞았다.

이어진 찬스에서 세네갈은 마흐타라 은디아예가 오른쪽 코너에서 올린 볼이 앙리 카마라의 머리를 맞고 문전으로 흘렀고 디우프의 오버헤드킥이 빗맞자 달려들던 파페 부바 디오프가 오른발로 한국의 골네트를 흔들었다.후반들어 한국은 발목이 좋지 않은 이민성을 빼면서 김태영을 오른쪽 수비수로 내렸고 안정환을 투입, 최태욱과 함께 오른쪽 공격에 가담시키는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이동국은 후반 7분께 페널티지역 안에서 잡은 볼을 가슴으로 트래핑하다 상대 수비수에게 빼앗겼고 17분에는 송종국이 아크지역에서 날린 왼발슛이 골문을 외면했다.

안정환도 31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수비수 한명을 제치고 슛을 날렸지만 골키퍼 정면에 갖다 주는 등 장신에다 세밀한 개인기까지 갖춘 세네갈 수비의 벽을 쉽게 넘지못했다.

한국은 후반 중반 이후 현영민과 차두리 등 신진급들까지 기용, 균형을 잡으려 했지만 44분께 무사 은디아예의 단독돌파에 수비 라인이 일시에 무너지는 불안함을 다시노출했다.

이천수, 최태욱이 좌우 날개로 공격을 이끌고 현영민과 차두리가 후반 교체 투입돼 대표선수로 첫 선을 보인 이날 경기에서는 이천수와 최태욱이 빠른 스피드로 상대 측면을 돌파하며 공격에 활기를 불어 넣었고 현영민과 차두리는 비록 출전 시간이 짧았지만 열심히 뛰며 거스 히딩크 감독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또한 송종국에 대해서도 히딩크 감독은 미드필더와의 간격을 좁혀 상대 공격을 잘 차단했고 지난 경기에서 처럼 스스로 문제를 만들지 않고 결정적인 찬스도 많이 내주지않았다고 평가해 이들이 한국축구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재목이라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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