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국 앞날이 걱정스럽다

입력 2001-11-08 00:00:00

세계적인 불황 속에서도 유일하게 호황을 누리고 있는 나라가 아일랜드다. 이 나라 역시 80년대는 경제위기를 겪었었다. 이런 나라가 외국기업 유치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이 점을 우리는 밴치마킹 할 수 없을까. 현재로서는 할 수 없고 할 가능성도 없다는 게 주한(駐韓)외국 경제인이 본 한국의 현실이다. 우리도 여기에 동의한다.

제일은행장을 하다 물러난 호리에씨는 최근 어느 모임에서 "한국의 장래가 걱정스러웠다. 국회의원 '공무원' 언론인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국회는 국정감사를 한다며 바쁜 CEO(최고경영자)를 10시간이나 붙잡아 놓고 했던 질문을 다른 의원이 또 하고 또 하는 식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고, 정부에서는 각 부처가 없어도 될 법을 갖고 있는 바람에 외국기업들에게는 투자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한 경우는 관련법이 모호한 부분이 많은 탓에 해석이 정반대로 나오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에 대해 주한미국상공회소회장도 서울 재팬클럽 회장도 모두 이런 환경에서 누가 투자하겠느냐고 직언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이 외자나 외국기업유치를 국정목표로 내걸기는 했으나 규제완화나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 등 가시적인 투자환경을 이루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이같은 요인으로 인해 올 들어 10월까지 외국인 직접투자는 지난해보다 9.4% 줄어든 110억 달러에 그치고 있다. 특히 10월 한달 동안은 전년 동기에 비해 24%나 줄어들었다. 그리고 언론인들은 감정적인 기사를 쓰는 것 같다고 했다. 결국 나라가 어떻게 되든 국민 각자가 제 맡은 일을 각자가 다하지 못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외국 경제인들의 불만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이다. 그러나 알고 있으면서 아직 고쳐지지 않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툭하면 세계경기가 나빠서, 또 미국경기가 나빠서 하며 남의 탓으로만 돌리려 하고 있다. 그럼 앞서의 예처럼 아일랜드는 왜 경기가 좋은가. 잘 될 수 있는 길을 보고도 놓치고 있는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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