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클럽' 참여 활발

입력 2001-11-07 12:19:00

여가를 즐기는 방법과 질적인 삶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문화클럽(culture club)를 찾는 발길이 늘고 있다. 물질적이고 소비적인 삶에서 문화적인 삶으로의 전환이라는 인식을 깔고 있는 문화클럽은 소위 지식인과 학생층으로 대변되는 소위 문화운동가들에 의해서 주도되던 초창기를 지나서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형태로 바뀌는 대중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4백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우리 문화를 보는 눈을 주제로 한 공개강좌를 열고 있는 '예술마당 솔'을 필두로 '열린 공간 큐' 민간도서관 운동 등으로 상징되던 문화클럽은 이제 분야별, 취미별, 기관별로 세분화되면서 다양하게 확산되고 있다. 대부분 시민참여형이지만, 특정분야 전문인들의 반(半) 개방형 문화모임도 있다. 또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완전 개방형이 있나하면 회원제를 기본으로 하면서 행사 때마다 동참자들을 모집하는 복합형, 특정 교육을 이수받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후 회원형도 있다.

◇문화재 관련 클럽

지역에서 활동중인 문화클럽은 크게 문화재, 미술, 영화, 답사관련클럽으로 대별할 수 있다. 문화재 관련 클럽으로는 문화재지키기시민모임, 대구박물관회, 박사회 등을 들 수 있다. 박사회는 박물관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줄임말로 대구·경북지역 행정공무원, 기관단체 직원, 교수, 기업인들 가운데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싶은 이들이 참여하고 있다. 국립대구박물관 김권구 관장이 이 회를 이끌고 있는데 여기에 참여하고 있지 않으면 비문화인으로 왕따(?) 당할 만큼 주목받고 있다. 현재 회원은 30-40명 정도이다. 비슷한 성격으로 문화재지키기 시민모임(대표 )과 국립대구박물관에서 운영하는 박물관대학을 수료한 이들로 짜여지는 박물관회(대표 서창교)를 들 수 있다. 문화재지키기 시민모임은 문헌사료가 크게 부족한 우리 역사를 온존히 드러내보이는 매장문화재를 지켜내려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모임으로 현장 파수꾼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미술 관련 클럽

주말이면 교통체증에 시달리며 나들이를 가는데 신물이 난 사람들이 한번쯤 가보고 싶은 곳이 갤러리. 그러나 미술상식이 부족하고, 갤러리의 분위기에 익숙지 않아서 불편함을 느끼는 이들이라면 우선 미술 관련 클럽에서 '작품, 미술관, 작가'와 친숙해지는 방법부터 익히는 것도 괜찮다. 대구에서 시민들이 참여하기에 좋은 미술 관련 클럽은 갤러리 열린 마당(대표 김춘근, 053-422-9071)과 예술마당 솔(053-427-8140)의 미술관 순례를 들 수 있다. 갤러리 열린 마당은 국내외 미술관 기행이라는 문화+여행이라는 테마여행으로 미술애호가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모임. 갤러리 열린 마당은 이미 국내 미술관 기행으로 환기추모전(서울 환기 미술관), 로댕갤러리 개관전(서울 로댕 갤러리), 이세덕 회고전(아트선재센터), 박수근 특별전(호암갤러리), 간다라 미술대전(예술의 전당), 부산미술대전(부산시립미술관), 김흥수 초대전(울산현대백화점 갤러리), 오르세 걸작전(덕수궁 미술관) 장욱진 회고전(현대 갤러리) 등을 다녀왔고, 오는 11월13일과 16일에는 대한민국미술대전(과천국립현대미술관) 관람기행을 하게 된다.

◇전통문화+답사 관련 클럽

우리 문화를 바로 알자는 열기와 함께 대구지역에서만 답사관련 클럽이 대여섯 개 이상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경북대 인문대 사학과와 고고인류학과의 교수 및 강사들을 중심으로 문화벤처 예그린(053-941-2584)이 창립됐다. 인문학적 지식과 소양을 사회로 환원하여 문화적인 삶을 꾸려나가는데 도움을 주려는 취지로 창립된 예그린은 전통문화기획사로 지난달 28일 대가야의 성장과 발전 그리고 멸망을 눈으로 보고 확인하는 답사여행을 다녀왔다.

지난 9월23일 대구지역의 전통 기층문화 연구와 답사문화의 활성화라는 기치를 내걸고 창립된 대구 민학회(民學會, 회장 계명대 서예과 김양동 교수, 053-741-2583)는 창립된지 불과 한달반만에 회원숫자가 30여명에서 1백20명으로 무려 4배 가까이 늘었다. 회원들의 계층도 전문직에서부터 일반인까지 다양하며, 도동서원, 농월정 등을 다녀왔고, 11월 25일에는 낙동강 나루터, 신동재 장승촌, 왕산봉 수기석, 신나무골 등을 다녀올 예정이다. 12월은 답사 대신 우리 문화특강으로 꾸밀 예정이다. 온가족이 함께 회원으로 등록한 최오현 회원(감삼중 교사)은 "오래된 가족과 같은 동질감과 우리문화에 대한 답사가 어우러진 다음 답사가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이 모임은 정기답사외에도 음악 미술 무용 민 속 종교 사상 등 다방면에 걸쳐 지역 기층문화를 체계적으로 정리, 연구할 계획이다.

◇영화 관련 클럽

혼자서 보는 영화도 즐겁지만 동호인끼리 함께 뭔가를 기다리고 나누는 것은 더 즐겁다는 원칙에 따르고 싶은 사람은 대구 아문아트센터(대표 정우식 053-255-1793) 영화클럽 회원이 되라고 권하고 싶다. 아문아트센터는 '영화감상의 밤(Film Night)'을 대구 독립영화협회, 대구시 계명문화대학 멀티미디어학과의 후원으로 마련하고 있다. 한달에 두 번, 주말 저녁에 이 센터 6층 오픈스페이스에서 테마를 가지고 상영된다.

금요일에는 지역을 포함한 전국 영화인들의 수준 높은 독립영화 및 에니메이션 작품이 상영되고 토요일에는 평소에 접하기 어려웠던 명작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단편영화는 독립영화협회에서 토요일 상영작은 센터에서 선정하며 2001년 하반기에 상영되는 4편의 영화는 향수(memory)라는 테마를 가지고 선정되었다.

영화감상의 밤은 아직은 회원과 비회원 모두를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점차 회원제로 운영될 예정이며 금요일 독립영화는 유료(2000원)로 상영되며 토요일은 무료상영이다. (회원가입은 아문아트센터 홈페이지http//www.amoonart.com)로 문의하면 된다. 독립영화의 경우 상영 후 감독과의 만남과 간단한 뒷풀이도 준비되어 있다. 11월에는 제2회 대구단편영화제 수상작 특별전과 2001년 부산국제영화제 특별전, 알렝 레네 감독의 '히로시마 내사랑' 등을 만날 수 있다. 12월에는 2001년 주목받은 작품 모음으로 'Casablanca' 등이 예정돼있다. 열린공간-큐(대표 김성익, 053-742-7356)는 100여 회의 '좋은 영화보기' 기획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젊은 영화 동아리의 특별 감상반도 운영되고 있으며 성화여고생들이 전일제 수업으로 찾아오고 있다.

이밖에 예술마당 솔(대표 정재명 053-427-8140)은 그림사랑회, 미술관 순례, 쪽빛 하늘회, 영화보기모임, 청소년문화강좌팀, 문화공개강좌 등을 운영하고 있다.

최미화 기자 magohalm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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