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가을의 전설'-최종전 9회말 1사후 뒤집기 쇼

입력 2001-11-06 14:55:00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전통의 야구명가 뉴욕 양키스를 깨뜨리고 미국프로야구 월드시리즈 챔피언에 등극했다.

애리조나는 5일 피닉스의 뱅크원볼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9회말 1사 만루에서 루이스 곤잘레스가 극적인 끝내기 안타를 터뜨려 뉴욕 양키스를 3대2로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 98년 메이저리그의 막내구단으로 탄생했던 애리조나는 이로써 시리즈 전적 4승3패를 기록, 최단기간인 창단 4년만에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월드시리즈 MVP는 사상 최고의 '원-투 펀치'로 불리는 커트 실링과 랜디 존슨이 공동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존슨은 2차전 완봉승, 6차전 선발승에 이어 7차전 구원승으로 3승을 올렸고 실링은 1차전, 4차전, 7차전에 거푸 선발등판하며 마운드의 기둥이 됐다.

1대2로 역전당한 채 9회말 마지막 공격에 나선 애리조나는 노장 마크 그레이스가 중전안타로 포문을 열고 대미언 밀러의 보내기 번트 타구를 리베라가 2루에 악송구, 무사 1, 2루의 찬스가 이어졌다.

대타로 나선 제이 벨의 보내기 번트 실패 이후 1번 토니 워맥이 천금같은 우익선상 2루타로 2대2 동점을 만들었다.

계속된 공격에서 애리조나는 크레이그 카운셀이 몸맞는 볼로 1사 만루 기회를 잡은 뒤 곤잘레스가 유격수 키를 살짝 넘어 떨어지는 행운의 안타를 터뜨려 극적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애리조나 선발 실링은 7과 3분의 1이닝동안 삼진 9개를 곁들이며 6안타 2실점으로 막았고 8회초 2사 1루에서 구원등판한 존슨은 1과 3분의 1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처리해 구원승을 올렸다.

애리조나의 극적인 우승으로 4차전과 5차전에서 9회말 2아웃 뒤 거푸 동점홈런을 두들겨 맞았던 김병현은 가슴에 맺혔던 응어리를 털어내며 한국인 최초로 월드시리즈 챔피언 반지를 꼈다.

한편 양키스가 자랑하는 '특급 마무리' 리베라는 1과 3분의 1닝동안 4안타로 2실점, 포스트시즌 23연속 세이브 기록이 중단되며 포스트시즌 출전 52경기만에 첫 패배를 최종전에서 맛봤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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