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군사공격이 한달째 계속되는 가운데 아프간 주민들이 식량난 가중에 이어 전염병 확산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
아프간 집권 탈레반 정권은 5일 미국 측 이익만을 대변한다며 적대적 태도를 보여온 UN에 대해 이례적으로 아프간내에서 구호활동을 재개해 줄 것을 요청했다.
◇탈레반의 호소=압둘 살람 자이프 파키스탄 주재 탈레반 대사는 5일 유엔이 "아프간 영토 내의 아프간 국민을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하고, "탈레반 정부가 "더 이상의 문제 발생을 방지해야 한다는 견지에서 유엔의 구호활동에 협력할 것임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유엔 관계자들은 탈레반 전사들이 구호요원들을 괴롭히고 구호 보급품을 약탈하는 등 아프간 내 구호활동의 애로를 호소하고 있으나 자이프 대사는 유엔의 구호활동을 위협하는 것은 미국의 폭격뿐이라고 강변했다.
마노엘 데 알메이다 에 실바 유엔 부대변인은 유엔이 수년 동안 아프간의 전쟁및 가뭄 희생자들을 구호해왔다면서, 현재 아프간에는 아프간 국적의 유엔 요원들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재난 가중=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은 5일 미국 등의 공습을 받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동부에서 말라리아가 창궐하고 있는 "미확인 보고"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주재 유니세프는 모기에 의해 전염되는 말라리아로 인해 아프간에서 적어도 14명이 숨졌다는 보고에 따라 비정부 조직들을 통해 의약품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아프간에서 말라리아가 특히 창궐하는 지역은 북부와 동부의 벼농사지역으로 10-11월중 특히 기승을 부리는데 연간 30만-45만명의 감염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탈레반은 미국의 공습에도 불구하고 아프간 전역에서 소아마비 백신 접종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탈레반 당국이 밝혔다.
세계식량계획(WFP)은 적극적인 구호활동이 벌어지지 않을 경우 올 겨울기간 동안 아프간 주민 가운데 500만명이 기아상태에 처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WFP에 따르면 미국의 공습이전 부터 전체 인구의 70%가 영양실조 상태에 있으며 특히 노약자의 희생이 급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류승완 기자 ryusw@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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