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어느 의과대학 교수가 얼마전 '늙지 않는 12가지 비결'을 공개,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그가 공개한 비결을 인용해 보면 담배를 끊으면 8년 젊어지고 치아와 잇몸관리를 잘하면 6.2년 젊어진다. 또 매일 20분씩 걸으면 5년 젊어지지만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노화(老化)가 32년이나 앞당겨진다는 것이 그 골자다.
▲교수가 말한것처럼 건강비결을 지키면 이처럼 몇년 몇달까지 딱 부러지게 젊어질는지는 알수 없는 일이지만 하여튼 그럴싸 하게는 들린다. 서울의대 박상철 교수팀이 전국의 100세 이상 노인 63명을 대상으로 '장수비결'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고령까지(남자 75세, 여자 72세) 일하고, 담배는 피우지 않는 편이며(흡연율 20%) 낙천적인 성격으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으로 요약됐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미국교수의 건강비결과 비슷하게 맞아 떨어진다고나 할까.
▲어쨌든 이번 조사에서 특히 두드러진 것은 장수 노인들은 콩(90.5%가 선호)을 좋아하고 해조류(88.9%)와 과일(79.4%)을 즐겨먹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채소류(96.8%)를 좋아하지만 날것보다는 물에 데쳐서 된장, 고추장과 함께 먹는것을 즐긴다는 것이다. 물에 채소를 데칠 경우 인체에 해로운 질산염이 빠져나가는데다 섬유소를 많이 섭취하게 돼서 성인병의 원인을 차단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요컨대 갖은 나물에다 된장, 고추장 놓고 썩썩 비벼먹는 '비빔밥'이 최고의 건강식이란 것이다.
▲또 장수 노인들의 대부분(91.1%)이 하루 세끼를 꼬박꼬박 챙겨 먹는 것으로 밝혀진 것도 이색적이다. 장수 노인들은 밥과 국(찌개), 반찬을 갖춰 세끼 모두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즘 도시인들의 아침 식사 안 하는 현상과 좋은 대조가 된다. 전국의 100세 이상 노인 2천221명의 분포 지역을 보면 경북 예천, 상주와 경남 거창, 전북 순창, 전남 담양, 구례, 보성 등 산간지역이다. 과거에 평야지대에 있던 장수지대'벨트'가 해발300~400m의 산골 마을로 이동되고 있는 것이다. 각종 오염과 공해 때문에 장수지역이 맑은 물과 공기가 있는 산지(山地)로 점차 옮겨 간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재미있는 것은 장수 노인의 82.3%가 무학(無學)이고 초등학력이 17.7%라는 사실이다. '빈 라덴'도 모르고 공적자금 걱정을 할 것도 없이 거저 평생 분수대로 땀흘려 일하며 나날을 낙천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최상의 장수비결인 셈이다. 그래서 예부터 '알면 병이고 모르면 약이라'했는지도 모르겠다.
김찬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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