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구 한화갑 위원 간담회

입력 2001-10-30 15:00:00

평소 신중하고 입이 무겁기로 정평이 나 있는 민주당 한화갑 최고위원이 29일 대구에서 발언수위를 한껏 높여 인적쇄신과 선거패배의 책임론을 주장했다.

"말을 아낄 때가 아니며 할 말을 해야 한다"고 말문을 연 그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며 '사즉생 생즉사(死卽生 生卽死)'의 각오를 이야기도 했다. 그만큼 여권이 지금 처한 상황이 위기라는 진단이었다.

한 위원은 이날 저녁 '사랑만들기' 행사 참석차 대구에 와 기자간담회를 갖고 10.25 재보선 완패에 따른 수습대책과 관련, "이번이 마지막 기회이며 변화하고 국민의 지지를 회복해야 한다"며 "책임질 사람이 나와야 하며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선거패배가) 내 책임이라는 사람이 나와야 한다"며 "지금껏 그런 요구있을 때마다 여러가지 논리로 방어하고 유예시켰으나 지금은 다르다"고 책임론과 쇄신론을 강하게 주장했다. 한 위원은 이어 다시 한번 "우리가 살아남기 위한 것"이라며 '마지막 기회'라는 점을 누누이 강조했다.

한 위원은 이어 선거 패배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중산층과 서민의 이반은 여당의 책임이며 정책의 잘못에 있다"며 "우리의 외형도 내용도 변해야 하며 다른 모습으로 새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재보선 이후 대두된 대선후보 조기 가시화론과 관련해서는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잘라 말한 뒤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최고위원들이) 지방선거 이후에 후보 경선을 할 것처럼 말하다가 재보선이 끝나자마자 갑자기 이 문제를 들고 나온 것은 정략적냄새를 풍긴다"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이어 "후보가시화는 선거가 있는 해 후반기가 지금까지의 관례였다"며 "경쟁자가 충분히 국민 앞에 드러내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어야 한다"고 말함으로써 지방선거 후 후보선출을 위한 당내경선에 무게를 실었다. 지금은 잃어버린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지 후보 이야기를 할 때가 아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동관기자 llddk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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