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무대에서 우리 가락의 독특한 멋과 맛을 널리 알린 것이 가장 큰 수확이었습니다".
뉴욕 링컨센터 앨리스 툴리 홀에서 한국전통민요 공연(18일)을 성황리에 마치고 최근 귀국한 동부민요의 대가 박수관(47·갑우정밀 대표) 명창은 국위 선양을 해서 더 없이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박 명창의 이번 공연은 가난, 기아와 싸우는 난민을 돕기 위해 UN 식량농업기구(FAO) 주최로 열린 'UN 식량의 날 기념 음악회'에 초청 받아 이루어지게 된 것.
박 명창은 40여분간 '상주아리랑', '영남들노래', '뱃노래', '상주 함창가' 등을 들려주며 세계 각국 유엔대표부 대사 등 1천100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로부터 박수 갈채를 받았다.
특히 테러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음악회를 겸해서 열린 이날 공연에서 '상여소리', '한오백년' 등 애절한 가락으로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다. 출연료 전액을 UN 식량농업기구에 기증한 박 명창은 관객들의 앙코르와 사인 공세 속에서 내년 5월 미 워싱턴 케네디센터 메인홀에서 동부민요 공연을 해 달라는 초청까지 받았다.
7세 때 소리를 시작한 박 명창은 96년 한양대에서 산업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같은 해 기술자의 최고 영예인 대한민국 명장(名匠)칭호를 받은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지난 83년부터 대구 서구 상리동에 컴퓨터 모니터와 브라운관을 만드는 기계를 생산하는 중소벤처기업인 '갑우정밀'과 '갑우기술연구소' 등을 운영, 87년 무역의 날에 '석탑산업훈장'을 받는 등 명장으로서 적잖은 명성을 날리고 있다.
그러나 박 명창은 "첨단공학은 누가 대신 할 수 있지만 우리 민족의 삶과 혼이 배어 있는 민요를 쉼없이 발굴하고 보전해 후세대로 계승, 발전 시키는 일은 나의 몫"이라며 민초들의 진솔한 삶을 여과없이 표현하고 순순한 민족혼이 살아 숨쉬는 소리 찾기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99년 3월 상주 '전국민요경창대회' 명창부 대상을 필두로 5월 '남도 민요전국경창대회' 일반부 대상, 10월 '서울전통공연예술 경연대회' 종합대상 등 국악계에 남을 큰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6월 미국 카네기 메인홀 초청 독창에서 만장의 박수 갈채를 받은데 이어 11월 이탈리아 로마 공연에선 21세기 가장 훌륭한 이탈리아 성악가 '쥬제페 타페이'로부터 "평생에 이런 훌륭한 성악은 처음"이라는 극찬을 듣기도 했다.
"남도민요 등에 비해 동부민요가 일반인들에게 덜 알려져 있습니다. 호방하면서도 애절한 가락이 잘 담겨 있는 동부민요 보급, 전수에 힘을 쏟을 예정입니다"
박 명창은 오는 11월 20일 오후 7시 서울 국립국악원에서 '동부민요 발표회'를 시작으로 동부민요 계승, 발전이라는 또다른 일을 계획하고 있다.
이경달기자 sar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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