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8년 8월 11일부터 사흘동안 경북 북부지역에 내린 게릴라성 집중호우에 20여명의 인명과 농작물 등 1천여억원의 피해를 냈다. 이러한 국지성 호우는 사실 예측하기가 쉽지 않지만 레이더 기지가 있으면 꼭 피할 수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경북 북부지역의 기상변화를 추적해 예보하는 곳은 480km 떨어진 부산 구덕산 기상레이더 기지. 통상 레이더의 관측거리가 400km이고 보면 실효성을 거두기는 힘들다. 이에 따라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항구적이고 종합적인 수해방지대책 추진을 지시했고 기상청은 기상레이더기지 건설에 들어갔다.
◇어디에 설치하나=기상청은 1999년 9월 영천시와 협의를 거쳐 보현산 천문대옆에 기상레이더기지를 신설키로 하고 실시설계용역을 마무리 지었으나 영천시가 반대했다.
이에 청송군이 기상레이더기지 건설 유치에 나서 그해 12월 공사계약을 체결하고 지난해 6월 현서면 무계리 면봉산(해발 1천120m) 일대 국유림 16만2천257㎡를 기상레이더기지 건설에 필요한 공공시설 입지를 승인했다.
15만4천940㎡부지에 90억원을 들여 레이더기지 및 사무실 7천317㎡, 진입도로 4km가 개설된다. 지난해 12월 착공, 2003년말 완공예정으로 현재 면봉산 정상까지의 진입도로 2.5km 공사가 한창이다.
◇우리나라의 기상레이더기지=현재 서울 관악산, 경기 백령도, 강원 동해, 전남 군산, 부산 구덕산, 제주도 등에 기지가 있으며 면봉산은 국내 7번째다.
기상예보와 관련해서는 대구.경북에 기상대 4곳(대구 포항 안동 울진)과 관측소 7곳(구미 영천 문경 영주 봉화 의성 영덕)이 있다.
안동기상대 김기락 대장은 "대구.경북지역 기상 관측은 현재 부산 구덕산 레이더기지에서 맡고 있으나, 거리가 멀어 신속하고 정확한 기상예보를 할 수 없어 매년 많은 피해를 내고 있다"며 "면봉산에 기상레이더기지가 설치되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환경에 관련된 문제들=녹색연합은 "면봉산 레이더기지 건설 공사로 산 정상에서 계곡에 이르기까지 신갈나무, 굴참나무, 물박달, 서어나무 등 20여종의 활엽수가 들어선 산림이 파헤쳐지고 있으며 도로공사로 한국 특산종인 도룡뇽이 살고 있는 생태계도 완전히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면봉산에는 환경부 법정보호종인 담비, 수달, 살쾡이 등 많은 야생동물이 살고 있으며, 지난 5월 각각 다른 개체의 담비가 5번이나 발견되기도 했다.
녹색연합은 "환경영향평가를 하나도 거치지 않은 채 추진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안동 기상대 김기락 대장은 "전체 면적이 16만여㎡ 로 20만~30만㎡로 규정돼 있는 환경평가 대상지역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청송.김경돈기자 kd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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